ETRI, “VR 게임 어지럽지 않아요”…멀미 분석ㆍ예측 기술 개발

입력 2020-11-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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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멀미 평가 실험 개요. (사진제공=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즐길 때 나타나는 멀미를 분석,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VR 콘텐츠 개발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면서도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VR 멀미 정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VR 기술은 교육,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지만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등을 장시간 착용 시 사용자에 따라 멀미나 구토, 어지러움 현상이 나타나 실용화 및 서비스 확산에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멀미 발생 요인들 간 정량적인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체계적인 분석을 진행하기 어려워 명확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다.

ETRI는 사용자 500명 이상으로부터 실험 데이터를 얻어 기계학습을 적용해 VR 요소들과 VR 멀미 간 상관성을 도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VR 휴먼팩터 기반 VR 멀미 분석 및 모니터링 도구’는 사용자로부터 생체신호 정보를 얻어 인공지능으로 VR 멀미를 예측하는 학습 엔진 SW다. 즉, 개인별 VR 멀미 유발 유형을 바이오마커 패턴 관찰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개인 휴대형 생체신호 장비와 연동되어 심리ㆍ정신 분석을 위한 SW로 헬스케어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메딕션사의 VR 기반 알코올 중독 치료기인 ‘메딕션-S’에 탑재돼 의료기기 허가ㆍ심사를 추진 중이다.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VR 멀미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존에는 VR 콘텐츠를 개발 시 중간 검증을 반복하며 멀미에 영향을 끼칠만한 요소들을 수작업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이 도구는 레벨 1~5까지 정량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콘텐츠를 조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게임 개발 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상용 유니티(Unity) 게임엔진 프로그램과도 쉽게 호환된다.

ETRI 기술을 적용한 상용 VR 게임도 출시됐다.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VR 인베이전’은 연구진의 VR 멀미 저감용 콘텐츠 저작도구를 적용해 게임 플레이상 멀미를 대폭 줄이고 2019년부터 국내외 시장에 서비스 중이다.

ETRI는 VR 기술 관련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국제표준화 기구(SA) 산하 워킹그룹에 에디터로 참여하며 관련 작업을 주도한 결과, 현재 국제표준안이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 초에 공표될 예정이다. ETRI가 개발한 VR 멀미 저감 제작 API, VR 멀미도 분석 및 예측 방법 등의 기술이 국제표준특허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ETRI CG/Vision연구실 손욱호 박사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VR 멀미 분석 및 예측 기술을 활용해 고난도 작업 훈련, 정신질환 치료, 의료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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