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유령건물에서 新부촌으로…덕수궁 디팰리스의 '집생역전'

입력 2020-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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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인생역전이 있다면 집에도 '집생역전'이 있다. 도심 흉물에서 신(新)부촌으로 거듭난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덕수궁 디팰리스' 얘기다.

올해 7월 공사를 마친 덕수궁 디팰리스는 최근 소유권 이전 작업과 입주가 한참이다. 주상복합건물인 덕수궁 디팰리스는 저층부(2~8층)는 오피스텔(170실)로, 고층부(9~18층)는 아파트 58가구로 꾸며졌다.

오피스텔 170실ㆍ아파트 58가구 주상복합단지

홍영철ㆍ이우영ㆍ원종규 등 정재계 인사 입주

입주자 면면도 화려하다.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과 이우영 그랜드힐튼 호텔 회장, 윤치원 전(前) UBS 아시아태평양 회장, 김종환 전 다우기술 부회장 등이 덕수궁 디팰리스에서 이웃이 됐다. 원종규 코리안리 회장 모자는 덕수궁 디팰리스 고층부 아래윗집에 살고 있다.

덕수궁 디팰리스 전용면적 158㎡형을 34억5000만 원에 분양받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이 아파트에서 22억 원에 전용 148㎡형 전셋집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견본주택 개관 당시 정 이사장 딸이 오면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4년 전만 해도 덕수궁 디팰리스가 고급 아파트로 거듭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덕수궁 디팰리스는 1993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외환위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2002년 분양을 재시도했지만 이듬해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다시 유령건물 신세가 됐다.

홍콩계 투자사 2016년 매입 '명품 주거' 표방

분양가 높지만 '도심 노른자 땅' 입지로 줄문의

변화가 생긴 건 2016년 홍콩계 투자회사인 ‘퀸즈타운리미티드’가 건물을 매입하면서다. 공사를 재개한 퀸즈타운리미티드는 입주 규모를 줄이는 대신 '명품 주거단지'를 표방했다. 설계와 자재 등을 고급화하고 와인 저장고, 스파 등 커뮤니티 시설도 차별화했다.

대신 분양가는 3.3㎡당 5000만 원까지 높였지만 정ㆍ재계 고위인사들 간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광화문 도심에 인접한 데다 이름값대로 덕수궁 조망권까지 누릴 수 있는 노른자땅 위에 있다는 입지상 장점도 큰 역할을 했다.

매매ㆍ전세시장에서도 덕수궁 디팰리스는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인근 부동산에서 덕수궁 디팰리스 매물은 팬트하우스(전용 234㎡)가 75억 원에 나와있고 전용 140~150㎡형 아파트도 30억~40억 원을 호가한다. 3.3㎡당 5000만 원 이상이다. 전세도 18억 원 밑으로는 물건을 찾을 수 없다.

신문로2가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긴 하지만 워낙 입지가 좋기 때문에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강남이나 용산 등 다른 고급 단지와 비교할 때 가격이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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