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연세대 연구팀, 스마트폰 액정 자가치유 투명 폴리이미드 개발

입력 2020-11-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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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왼쪽)과 연세대학교 한학수 교수. (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투명 폴리이미드의 고유물성은 유지하면서 균열 등이 스스로 복원되는 기능을 갖기 때문에 기존 전기전자 재료 내 유연디스플레이와 전자재료 디바이스 등에 포괄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한번 파손되면 수십만 원의 수리비가 들어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 스마트폰 액정 문제가 더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도 있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스스로 손상을 회복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액정 소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 연구팀이 연세대학교 한학수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소재에서 발생한 균열이나 손상된 기능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 치유 투명 전자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투명 폴리이미드(CPI)는 뛰어난 기계적, 전기적, 화학적 물성을 갖고 있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폴더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모바일 제품에도 이미 상용화돼 활용되고 있으며 항공우주, 태양전지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는 소재이다. 갤럭시폴드에 쓰인 소재가 바로 CPI다.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노출되는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과 지속적인 전자파에 의한 파괴 등을 해결해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연구진에서는 첨가제를 넣거나 표면에 단단한 보호층을 코팅해 해결하고자 했으나, 근원적인 소재의 손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정용채 센터장은 “폴리이미드의 자가치유 기능에 관한 연구로 최근 웨어러블 및 플렉서블 디바이스 시대로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핵심기술인 연성디바이스 또는 연성디스플레이 개발에 막대한 연구투자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과거 전통적으로 사용돼왔던 금속 및 열경화성 수지 등은 연성 디바이스 구현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구부려지고 늘어나고 접히는 물성이 구현되지 않거나, 매우 어려워서 새로운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반복적인 휨과 접힘 및 구김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재료의 파손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추후에라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소재를 개발하고자 이번 연구가 시작됐다.

공동연구팀은 CPI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균열이나 손상된 기능을 어떠한 환경에서도 쉽고 빠르게 능동적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식물의 일종인 아마 씨에서 추출한 아마인유(Linseed oil)를 활용해 자가 치유 투명 폴리이미드를 개발했다. 특히 뜨거운 열을 가해야 복원될 수 있었던 기존 소재와 달리 상온에서도 스스로 복원되며 습도, 자외선에도 반응해 치유 속도가 더 빨라지는 장점을 갖고 있어 최대 20분 이내에 손상의 95% 이상이 복원됐다.

한학수 교수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자가치유 소재는 상온에서 빠른 자가치유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말랑하거나 유연한 특성을 보이는 고무와도 같은 고분자 소재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는 기계적, 열적, 그리고 내화학성이 우수한 폴리이미드의 고유특성을 유지하면서 복합구조 제어를 통해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균열과 물성저하 등을 능동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연구에서 개발된 소재는 CPI의 고유물성은 유지하면서 균열 등이 스스로 복원되는 기능을 갖기 때문에 기존 전기전자 재료 내 유연디스플레이 및 전자재료 디바이스 등에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 소재를 활용해 종래의 폴리이미드 적용 분야는 물론 차세대 전자재료의 내ㆍ외장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용화를 위한 제조 공정의 간소화를 통해 적용 범위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폴리이미드와 자가복원 투명 폴리이미드(CPI). CPI의 형상자유도. (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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