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등 코로나 2차 팬데믹 ‘유전자 변이’ 때문일 수도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가와오카 요시히로 도쿄대 의과학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전자판)'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근 유럽 등지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19와 같은 변이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햄스터 실험을 통해 이 인공 변이 바이러스와 중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유행 초기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비교했다. 어느 쪽이 더 쉽게 비말에 의해 감염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실험 결과,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변이 바이러스에는 8마리 중 5마리가 감염됐다. 반면 초기 바이러스 단계의 비말에 노출된 햄스터는 단 한 마리도 감염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확산세가 바이러스 변이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론 여름 휴가철 사람들의 이동 증가나 개인위생 및 방역 수칙의 미비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가 단기간에 온 세상에 퍼지는 한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일정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변이를 반복하며, 한 번의 변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성질이 바뀌기도 한다. 다만 이는 동물 실험 결과인 만큼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결과가 똑같이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다. 가와오카 교수는 “향후 인간의 데이터 등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행인 점은 바이러스가 변이된 뒤에도 병원성(병을 일으키는 성질)은 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가와오카 교수는 이를 토대로 초기 바이러스를 기초로 개발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임상시험 결과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등 빠른 속도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중간결과에서 90% 이상의 코로나19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