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정부 차원 넘어 지자체·기업·주민 주도 확산

입력 2020-1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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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성공 실현 위해 지역주민 주도적 참여·IT 활용 필요"

▲우리가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세상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파리협정에 따른 포스트 2020 신기후변화체제 출범을 앞두고 세계 주요국은 과감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란 에너지 공급 체계를 화석연료와 원자력 기반의 지속 불가능한 방법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한국 역시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세상’이라는 모토 아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에너지전환이 중앙 정부 차원을 넘어 기업, 지자체,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이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점이다.

정부 역시 에너지전환이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주도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정보기술(IT)활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투데이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함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분야에서 실제 현장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에너지 전환을 실현한 사례를 소개한다.

◇ 주민이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재생에너지 상생 모델 만든 '레즐러'

▲하늘에서 바라본 두루미 태양광 발전소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레즐러는 군사 접경 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에 2021년 준공을 목표로 65MW(메가와트) 규모의 두루미 태양광발전소를 건립 중이다.

특히 기획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50회가 넘는 소통을 통해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주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 모델을 구축했다. 단기보상이 아닌 장기 마을 발전 계획을 수립한 것.

발전소를 분양하는 대신 20년간 직접 운영·관리하는 것으로 신뢰성을 높였고, 단발성 지원금 지급이 아닌 마을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방안을 마련했다.

실제로 마을회관 유휴공간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숙박시설 ‘똑똑한 혜리네’를 구축, 주민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시설을 직접 운영하게 했다.

또 53가구에 가정용 태양광 설치로 에너지 자립을 지원했으며 지분 및 대출 채권 펀드 등으로 발전소 투자 주민은 20년간 월 10만~15만 원을 받게 했다.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2018년 10월부터 14명의 지역주민이 주민참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2단계 발전소까지 완료될 경우 약 858명의 직·간접 고용인원이 발생한다.

◇ 태양광에 IT기술 접목 '햇빛지도' 개발한 '해줌'

▲해줌의 솔루션을 채용한 경기도 안성시 1900kW 규모의 에스엘 태양광 발전소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해줌은 태양광 발전을 IT 기술과 접목해 실시간으로 태양광 발전량 예측과 수익성을 알려주는 플랫폼인 ‘햇빛지도’를 개발, 이를 통해 2만7000가구에 태양광을 보급했다.

햇빛지도는 최대 72시간 후의 태양광 발전량과 판매 비용을 알려줄 뿐 아니라 현재의 발전상태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태양광 발전소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한 실시간 발전 예측 시스템은 자체 시공한 전국 3300여 개의 태양광 발전소 데이터와 실시간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를 통해 학습(머신러닝)된 알고리즘,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해 정확도가 높다. 일사량이나 구름의 움직임 등 실시간 기상 상황을 인공위성으로 파악해 짧게는 1시간부터 최대 72시간까지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반 고객들도 쉽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태양광 관련 정보를 웹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 시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생산·절약 사업으로 녹색성장 꿈꾸는 '안산시'

▲주민참여형 태양광 1호 발전소(안산정수장 침전지)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안산시는 시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생산·절약 운동을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목표로 하는 ‘안산 에너지절약마을만들기’ 사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9만4887세대가 참여했으며, 4053명에 달하는 청소년 에너지 서포터즈를 양성해 에너지전환의 미래 지속성을 뒷받침했다.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소를 안산정수장 침전지 상부에 설치해 상하수도 시설 유휴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 확산에 기여했다. 현재 안산시민햇빛발전소는 23개소, 설비용량은 2592㎾에 달한다.

또 전국 최초로 지자체 주도의 수소생산기지와 수소 충전소를 배관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 '화성시'

▲하이넷 화성동탄 수소충전소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화성시는 시민들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에너지 시민 인식 전환 교육을 진행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크게 늘리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2018년 경기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화성시는 기후 위기와 경기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경제 대전환을 일으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하나의 수단으로 그린뉴딜을 선택했다.

화성시의 그린뉴딜 사업은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화성시만의 지역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온실가스 저감 △포용적 경제성장 △도시회복력 증진이라는 3대 핵심 목표 아래 화성시민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스마트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화성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연간 43만 톤 감축, 친환경 발전량 연 250만MW 생산,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는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 숨어있는 에너지로 수익 모델 창출 '서울에너지공사'

▲햇빛행복발전소 설치 현장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서울에너지공사는 작은 에너지도 허투루 쓰지 않고 절약하고 모으면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줬다.

시민참여형 수요반응자원사업으로 전력 피크 시간대의 전력 감축에 기여해 25개 자치구와 공동주택, 공공건물 등을 대상으로 7.7MW 규모의 수요반응자원을 확보했다.

공사는 낮은 수익성 때문에 참여 기회가 적었던 중소형 규모의 수요반응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했다. 현재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100MW 서울시민가상발전소 조성 계획을 세우고 시민과 에너지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9.5MW급 폐기물 소각열을 활용하는 발전설비를 도입했으며, 사회복지 시설 대상 햇빛행복발전소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에너지복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 농업 병행이 가능한 농가 보급형 사업모델 만든 '한국남동발전'

▲작물 수확과 전력 생산이 모두 가능한 영농형 태양광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남동발전은 국토효율 높인 재생에너지로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영농형태양광 확대에 기여했다.

남동발전은 2017년부터 영농형태양광 발전의 체계적인 도입·확산을 위해 대학·중소기업 등과 실증연구를 추진했다.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 약 6611㎡ 부지에 100kW급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벼농사와 태양광 전기 생산을 접목했다.

과거 국내 영농형태양광은 주로 음지에서 자라는 작물 위에 발전 설비를 설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 데, 이번 사업은 대표적인 양지 식물인 벼 생육과 함께 태양광 설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동발전은 일반 농지에서 거둘 수 있는 벼 평균 수확량의 95% 이상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태양광 발전 이용률 또한 설계기준 값인 15%를 웃도는 18%를 기록했다.

남동발전은 국내 최초 영농형 태양광 운영지원센터를 구축했다. 농민들이 태양광 발전을 보다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센터다. 또 IoT 기반의 영농형 빅데이터를 구축, 발전량을 예측·관리해 설비 운영현황의 모니터링도 가능하게 했다.

◇ 민·관이 함께 만들고 실현해가는 지역에너지전환 이룬 '전주에너지전환시민포럼'

▲지난해 11월 열린 전주 에너지박람회 ‘나는 뽁뽁이다’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전주지역 11개의 시민단체와 전문가, 시의회, 전주시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한 전주에너지전환시민포럼은 안전한 에너지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주를 에너지자립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2016년부터 총 31차의 정기포럼을 운영하며 에너지 사용 주체인 시민의 뜻을 반영하는 에너지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포럼은 시민들의 에너지전환 인식 확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시민밀착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3월 전주시의 에너지자립을 목표로 민관 협력형 ‘전주에너지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

또 건물의 에너지 효율 확대를 위해 실내조명을 실링 팬이나 LED 조명으로 교체할 경우 소요 비용의 60%,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2017년부터 3회째를 맞은 전주 에너지전환 박람회 ‘나는 뽁뽁이다’는 매년 시민의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양광 DIY 실습, LED 스탠드 만들기, 실내정원 만들기, 전기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도 진행했다.

◇ 다 함께 모여 짓는 '햇빛농사' 구축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

▲산두레햇빛발전소 (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시민이 모여 만든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직접 자금을 모아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현재 총 10기의 태양광 발전소(1007kW)를 준공했으며 평균 3%대의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조합의 강점은 꾸준한 교육 활동으로 에너지 전환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으로 찾아가는 에너지전환 교육’을 실시해 해마다 전국 단위 시민들에게 에너지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를 쉽게 체감할 수 있게 LED 스탠드 조명 만들기, 태양광 랜턴 만들기 등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마련했다.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기부 활동도 활발하다. 에너지 취약국가인 라오스, 말라위 등에 교육 활동으로 만든 태양광 랜턴을 기부하고 있으며 라오스 에너지 빈곤 마을에 햇빛 발전기와 전등을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조합원들의 출자배당 기부금과 조합 사업 수익의 일정 금액을 기부해 전기세를 대신 선납 지원하는 활동도 추진했다.(공동기획: 산업통상자원부·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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