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당국 규제 강화 속에도 ‘광군제’ 성대히 마무리…매출 사상 최대치 경신

입력 2020-11-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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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억 달러로 작년의 두 배 달해
코로나19 보복소비 부응 차원에서 행사 확대한 것이 주효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알리바바 광군제 매출 추이. 단위 10억 달러. 검은색: 블랙프라이데이(총 5일)/분홍색: 광군제(올해는 약 751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당국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지상 최대 쇼핑축제로 불리는 ‘광군제(독신자의 날)’ 행사를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끝난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은 4982억 위안(약 84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면 약 751억 달러로, 종전 기록인 지난해 384억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다만 알리바바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회복하는 이른바 ‘보복소비’에 부응하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던 상인과 기업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예년 광군제 당일 하루에만 치러지던 행사를 대폭 확대했다.

이달 1~3일 1차 행사가 열렸으며 올해 광군제 매출 집계는 1차 행사가 시작한 1일부터 이날까지 열흘간의 매출을 종합한 것이어서 예년보다 훨씬 기록이 부풀려졌다. 이에 광군제 본행사가 시작된 이날 오전 0시 30분 매출은 이미 지난해 전체 기록을 웃돌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광군제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광군제 전날 인터넷 플랫폼의 독점적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지난주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9.8%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알리바바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지난주 앤트그룹 IPO 연기 이후 지금까지 16% 이상 하락해 시가총액이 1370억 달러 증발했다.

여전히 광군제 매출 기록 경신은 의미가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언스트&영의 션 선 파트너는 “광군제의 기록적인 성과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올해 온라인 쇼핑의 지위가 더 올라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광군제는 기존 가파른 할인을 추구하는 소비자 이외에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명품 소비자들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런 쇼핑 열기는 당국의 규제 압력 속에서도 중국 소비 패턴에 대한 알리바바의 엄청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또 앤트의 모바일 결제 앱인 알리페이는 광군제 행사 기간 널리 쓰여 중국인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앤트가 제공하는 소액 대출 서비스인 ‘화베이’는 소비자가 더 많은 제품을 알리바바의 온라인 장터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알리바바는 자사에 대해 칼날을 세우는 당국을 의식한 듯, 예년과 달리 광군제 기록 관련 상세한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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