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패배 인정 안 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트럼프 불복 벽에 직면한 바이든

입력 2020-11-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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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에게 정권을 넘겨줄 정무적 절차 거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극장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는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작렬하는 뒤끝 탓에 정작 자신의 행정부 출범 준비과정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극장에서 개최한 건강보험개혁법(ACA), 일명 ‘오바마케어’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대해 “솔직히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세련되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대통령의 유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 인수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금 시점에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도 우리 계획과 하는 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이미 인수 작업을 시작했고 잘 진행되고 있다. 어떤 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3일 대선에서 매직넘버(270)를 넘겨 승리를 확정지었음에도 선거 부정이 있었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바이든의 기자회견이 있기 몇 시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이긴다”며 불복 의지를 고수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버티기에도 갈 길을 가겠다고는 했지만, 순조로운 정권 인수 준비는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정권을 넘겨줄 정무적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바이든이 정권 인수 절차를 정식으로 진행하려면 우선 연방조달청(GSA)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GSA 청장은 1963년 제정된 대통령직 인수인계법에 따라 명백한 선거 승자를 발표하고 당선인의 취임 준비를 도울 인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간, 인력, 자금 등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밀리 머피 GSA 청장은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바이든 쪽과 정권 이양을 준비하지 말라고 지시한 탓이다. 이에 바이든 정권 인수팀이 정부 기관에 파견돼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밀정보를 들여다 볼 수도 없다. 외국 정상들과 연락을 취하기 위한 국무부 시설도 이용할 수 없다. 후보자 신원조회가 어려워 인선 작업도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바이든은 GSA가 끝까지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호한 법 규정에 막혀 어려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해당 법은 GSA가 명백한 승자를 결정해 발표한다고만 명시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잭 비어만 보스턴대학 법학 교수는 “규정이 모호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GSA는 인수 절차 시작 시점을 주요 언론의 승자 확정 발표를 기준으로 삼아왔다. ‘트럼프의 미국’이 기존 관행을 뒤엎으며 바이든 시대 출범에 재를 뿌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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