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책, 협의만 ‘하세월’…전세난 아우성은 ‘계속’

입력 2020-11-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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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시장 상황 진단,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발표 전망 '추가 전세 대책' 없던 일로
매입·전세임대 방안 유력…“공급 총량 안 늘어 무의미” 지적

정부가 전세난 해결책을 찾다 미궁에 빠졌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추가 전세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한 달 넘게 묵묵부답이다. 당정은 전세 물량 공급을 위해 임대 주택 대량 공급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 시장을 당장 안정시키긴 어렵고, 이마저도 부처와 당정 간 엇박자로 발표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전세난은 대책 없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세 대책, 연기 또 연기

추가 전세대책 발표는 정부의 장고 끝에 또 연기됐다. 당초 정부는 11일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골자로 한 전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를 연기하고 녹실회의(관계장관희의)로 대체했다.

이날 녹실회의는 빈손으로 끝났다. 전세시장 동향 점검과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수급관리 등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조속히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했다.

정부가 전세대책으로 내놓을 카드는 임대주택 대량 공급 방안이 유력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주택공기업의 주택 매입·임대 공급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주택 매입·임대는 정부 예산이 잡힌 것이고 (전세 대책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입임대는 기존 공실 주택을 매입해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이 공공임대 형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세임대는 LH와 SH공사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은 뒤 국민에게 더 싼 값으로 전세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매입·전세임대 방식은 LH와 SH공사의 재원 부담이 필수다. 또 주택 총량을 늘려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전세난은 근본적으로 임대매물의 물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매입임대 공급 때 신규 임대매물의 가격보다 낮게 임대료를 책정한다면 그것 자체가 시장가격의 왜곡시켜 또 다른 로또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대책 없는 전세난에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최고 수준

정부의 추가 대책 발표가 하염없이 지체되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장이 유래없는 전세난을 겪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124.8)보다 5.4포인트(P) 오른 130.1로 집계됐다. 이는 전세수급지수 발표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전세수급지수는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뜻한다.

전셋공급이 부족하자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2일 기준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7%를 기록했다. 10월 마지막 주 0.55% 오른데 이어 2주 연속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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