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국 시노백 개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전격 중단

입력 2020-11-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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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심각한 부작용 발생…지원자 한 명 사망”
현지 언론은 대통령과 상파울루 주지사 알력다툼 결과로 해석

▲브라질 상파울루 주지사인 주앙 도리아(왼쪽)와 부탄탕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이 9일(현지시간) 상파울루시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중국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상파울루/AP뉴시스
브라질 보건당국이 중국 시노백(Sinovac)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안비사)은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CoronaVac)’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안비사에 따르면 임상 3상 지원자 중 한 명이 지난달 29일 사망했다. 그러나 안비사는 해당 사건에 대한 발표가 일주일을 넘긴 이날에야 발표된 배경이나 세부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다.

상파울루 주정부 산하 생물학연구소인 부탄탕연구소는 “안비사의 결정에 놀랐다”며 “우리는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며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시노백과 협력해 브라질 현지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와 백신은 관련이 없다는 부탄탕연구소 측의 입장을 전하면서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그의 최대 정적인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의 알력다툼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산 백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도리아 주지사의 치열한 정치싸움 한가운데 있다. 도리아는 오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해 보우소나루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보우소나루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면서 시노백의 백신 도입에 앞장섰다. 도리아 주지사는 “이르면 내년 3월 상파울루 주민 모두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주정부가 백신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며 “내년 9월까지는 완공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리아의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도리아 주지사가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주 전역에 배포한다고 발표하고 에두아르도 파즈엘로 보건장관도 코로나백을 구입한다는 방침을 결정하자 바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브라질 국민 누구도 기니피그가 아니다”라며 “아직 시험 중인 약물에 수십억 달러를 쓸 수 없다. 대중에게 배포되기 전에 과학적으로 입증돼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코로나백을 둘러싼 대소동 이후 안비사는 중국에서 600만 회분의 수입을 승인했다. 그러나 안비사는 “브라질에서 승인받기 전까지는 백신을 투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보우소나루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하는 백신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8월 해당 백신을 1억 회분 구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브라질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국가 중 하나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6만 명이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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