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6년간 61조 투자” 공언한 정의선 회장, 미래기술 투자 본격 착수

입력 2020-11-10 16: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로봇 개’ 개발한 美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추진
소프트뱅크그룹과 최대 1조1350억 원 규모 논의
2025년까지 미래기술 확보 위해 약 20조 원 투자
컴퓨팅 선도기업 엔비디아와는 커넥티드 공동개발

2025년까지 기존사업 역량 제고 목적으로 41조1000억 원,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약 20조 원 투자를 공언한 현대자동차가 마침내 첫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6년간 61조 원에 달하는 대대적 투자"를 공언한 지 약 1년 만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현대차가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거래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135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개 스폿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거래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1350억 원) 수준이다. (AP/뉴시스)

◇1조1350억 원 규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추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한 인공지능 로봇 기업이다. 2013년 구글이, 2017년에는 소프트뱅크가 가능성을 타진하고 이 회사를 인수했다. 2015년 로봇 개 '스폿'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스폿은 네 발로 1초당 1.58m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다양한 동작을 해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는 “협상 과정에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신중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을 통해 “미래 사업에서 자동차가 50%, 개인 항공기(PAV) 30%,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작년 12월에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대대적인 중장기 전략 투자도 내놨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6년간 61조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투자자를 위해 이 내용을 구체화해 공시했다.

이 전략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사업 역량 제고를 위해 41조1000억 원, 인공지능과 모빌리티ㆍ자유주행 등 미래기술 투자에 약 20조 원을 집행한다.

1조 원을 훌쩍 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전략은 20조 원에 달하는 미래기술 투자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을 통해 "향후 우리 사업에서 자동차가 50%, 도심항공 모빌리티 30%, 로보틱스가 20% 수준을 유지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 추진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사진제공=현대차)

◇車 50%, 개인 비행체 30%, 로보틱스 20% 전략의 일환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개인항공기(PAV) 사업은 지난 1월 CES 2020을 통해 ‘도심항공 모빌리티’ 콘셉트로 구체화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도심 이ㆍ착륙장 건설도 공언했다.

이에 발맞춰 로보틱스 사업도 확대한다. 로봇 기술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과 첨단 커넥티드카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걸쳐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나아가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 제어 시스템과도 연계된다.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날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정보 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활용, 2022년부터 출시하는 시판 모든 차종에 관련 커넥티드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차가 달리는 동안 얻을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회사의 중장기 투자전략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사진제공=현대차)

◇6년간 61조 원 전략적 투자 본격 착수

재계에서는 이번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추진을 시작으로 현대차가 밝힌 "6년간 61조 원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미래기술 투자는커녕 생존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을 면한 기업은 테슬라와 토요타, 현대ㆍ기아차 등이 전부다.

신차 효과를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위기 속에서 선방한 현대차는 미래기술 투자를 위한 20조 원을 집행하면서 코로나19 출구전략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성공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조 원이 넘는 첫 투자가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언제나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