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예방효과 90%”…터널의 끝인가 희망고문의 재시작인가

입력 2020-11-10 10:49수정 2020-11-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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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류에게 멋진 날…100년 중 가장 중요한 의학 발전”
화이자, 이달 중 FDA에 긴급사용 승인 신청 계획
이번 연구결과는 94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데이터
임상 3상 최종 분석 나오면 수치 바뀌거나 뜻밖의 부작용 나타날 수도

▲한 연구원이 화이자 로고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가 넘는 예방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가 흥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너무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백신 임상시험 3상 참가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94명을 분석한 결과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화이자는 현재 약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94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것은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사람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는 8명을 넘지 않고 나머지는 위약을 투약한 경우라는 의미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과학과 인류에게 멋진 날”이라며 “공중보건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계산한다면 이번 백신은 지난 100년간 중 가장 중요한 의학 발전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이달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덧붙였다.

FDA는 “임상 3상에서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험해 예방효과가 50% 이상 나오면 백신을 허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과학계도 백신 효과를 최대 75%로 예상했던 만큼 화이자의 성과는 놀랍다는 평가다.

화이자 측은 연내 최대 5000만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해서 2500만 명분이다. 내년에는 최대 13억 회분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CNBC에 “화이자 백신은 이르면 12월 말에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내년 3분기까지는 널리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모두 한목소리로 “좋은 소식”이라며 기쁨을 표시했다.

여전히 이 소식이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될 불안은 남아있다. 화이자는 총 164건의 코로나19 사례가 발견될 때까지 시험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므로 백신 효과에 대한 초기 추정치가 바뀔 수 있다. 또 임상 3상이 전부 완료돼 모든 데이터 분석이 끝나면 수치가 완전히 바뀌거나 뜻밖의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화이자의 유망한 백신 결과는 ‘터널 끝에서 빛을 본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백신이 널리 사용되기 전에 여전히 몇 가지 장애물이 남았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아직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기 위한 다른 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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