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아직 임기 두 달 남았다”...‘대선 불복’ 트럼프 마지막 몽니 부릴까

입력 2020-11-09 14:33수정 2020-11-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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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행정 권한 행사 능력 제동 장치 없어
中 관변 언론 편집장 “트럼프 자극 마라…패배 분노 中 향할 수도”
트럼프 행정부, 남은 기간 對이란 연속 제재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출구’ 팻말이 보인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이 11·3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트럼프 리스크’는 아직 유효하다. 이는 대선 불복 문제뿐만이 아니다. 선거에서는 졌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새 대통령 취임 시까지 남은 임기를 이어간다. 남은 두 달간의 임기가 바이든 당선인의 통치를 더욱 어렵게 만들기 위한 비난과 행정조치, 기타 노력 등으로 소용돌이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대부분이 임기 만료 시점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만큼 대통령직과 연방정부의 제도를 우습게 본 사람도 없었다. 내년 1월 20일 퇴임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적으로 간주된 인물들은 해임되거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완전히 새로운 규칙 제정으로 대통령 권한의 전통적인 법적 한계가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우스웨스턴대학의 에밀리 시드너 정치학 교수는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이 시작되면 행정 권한의 행사 능력에 대한 억제가 작용하기 어려워진다”며 “다시 유권자와 마주하게 될 일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동을 거는 것은 대통령에 어울리는 행동의 전통뿐인데, 이번 정권에서는 지금까지 그것이 거의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몽니’에 떠는 것은 미국 내부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줄곧 척을 진 중국과 이란 등도 ‘마지막 분노’가 몰아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트럼프를 자극하지 마라”, “패배의 분노가 중국을 향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바이든 정권의 출범을 내심 반기는 입장이다. 바이든 정권 역시 대중 강경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느 정도의 압박은 각오해야겠지만,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이고 예측불허한 외교 관계에서만큼은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되레 바이든의 향후 4년보다는 트럼프의 남은 2개월이 더 우려될 판이다. 중국에서 정부 차원의 메시지를 내놓거나, 관영 매체들이 뚜렷한 관점 없이 바이든의 당선 소식을 전하고 있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입’으로 불리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 정책이 누그러질지 아니면 조정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적어도 트럼프 후기의 대중 정책 중 일부는 제거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발언했다. 이어 “무슨 일이 있든지 가장 불확실한 요소들로 인해 미국이 가장 불안정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응해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그를 개인적으로 자극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도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피하고 싶은 나라로 꼽힌다. 이미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잔여 임기 동안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죌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2명의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1월 20일 물러날 트럼프 행정부가 남은 기간 새로운 대(對)이란 제재를 연속적으로 가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불투명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국제 합의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공약했지만 이란 핵 합의 복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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