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통해 본 파리 관광 산업

입력 2020-11-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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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여기 모두가 한 번쯤 꿈꿔봤을 낭만이 가득 담긴 드라마가 있다.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에펠탑과 센 강 아래로 펼쳐진 화려한 파티. 아랫집 이웃은 잘생긴 훈남 셰프에 출근 시간은 느긋한 아침 10시. 넷플릭스의 인기 신작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2020)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포스터 (출처=넷플릭스)

주인공 에밀리는 직장 상사가 갑작스럽게 임신을 하게 돼 상사 대신 프랑스 마케팅 회사에서 1년간 파견된다. 동료들은 불어 한마디 못하는 데다 전형적인 미국인인 에밀리를 배척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점심에 에밀리만 빼놓고, 에밀리를 '촌뜨기'(La plouc)라고 부른다. 하지만 에밀리는 특유의 밝은 성격과 순발력으로 직장 생활을 헤쳐나가며 마케터로서 인정받는다. 물론 연애 역시 빼놓지 않고 열심히 한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2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다루는 전형적인 칙릿(Chick Lit) 드라마다. 칙릿은 젊은 여성을 뜻하는 '치크'(Chick)와 문학(Literature)의 줄임말로, 여자 주인공은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하며 화려한 일상을 보여 준다. 칙릿의 교과서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프로듀서 대런 스타가 연출을 맡은 만큼 장르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출처=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또 다른 볼거리는 드라마 곳곳에 담긴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이다. 전형적인 칙릿 서사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주인공 에밀리는 파리 곳곳을 다니며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선사한다. 덕분에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답답한 요즘, 방구석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드라마로 손꼽히며 인기를 얻었다. 전 세계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2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오늘 한국의 TOP10 콘텐츠'에 꼽혔다.

(출처=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이전까지 프랑스 파리는 손꼽히는 관광 도시였다. 세계 관광평의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파리의 관광 수입은 28억 달러로 2019년 전 세계 도시 중 3위를 차지했다. 관광산업은 프랑스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관광 산업이 전체 GDP의 7.4%를 차지할 정도이다.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이미 프랑스 정부는 5월 자국 관광산업에 총 180억 유로(약 24조 원)를 투입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5월 14일 브리핑을 열고 "관광산업이 최악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경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 관광을 회생시키는 것은 국가적 우선 과제"라고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관광업을 살리고자 6월 서둘러 국경을 개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을에 접어들며 코로나 유행이 다시 심해졌고, 결국 지난달 30일부터 프랑스 전 지역이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봉쇄조치에도 프랑스의 코로나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글로벌 통계 웹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5일 프랑스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5만8046명이었다. 누적 확진자는 160만1367명이다. 사망자는 하루 동안 363명 늘어 총 3만9037명이 세상을 떠났다.

(출처=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극 중에서 에밀리가 타향살이로 어려움을 겪을 때 친구 민니는 이렇게 말한다. "파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도시야. 넌 앞으로 여기서 무슨 일을 겪을지 몰라." 민니의 말대로 드라마 속 에밀리의 인생은 아름답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중간중간 프랑스인 전형에 대한 지나친 묘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만, 드라마는 온 힘을 다해 파리의 아름다운 일상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하지만 현실 속 파리는 드라마와 달리 코로나19를 막고자 굳게 닫혀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시즌2를 기다리며 코로나가 끝나길 염원하는 것밖에 없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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