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공화, 상원 수성은 성공하나…트위스트 정국 우려도

입력 2020-11-0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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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31년 만에 ‘의회 장악 못한 채 대통령 취임’ 오명 쓸 판
법인세 인상·IT 산업규제 강화 등 주요 정책 가로막힐 듯
집권당·상원 다수당 불일치로 정쟁 심화 전망

▲상원 투표 개표 현황.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이번 미국 대선은 치열한 접전 끝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기울고 있지만,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 판세대로 백악관과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미국 정계는 한동안 ‘트위스트 정국’을 피할 수 없게 된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선거에서는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와 함께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선출하는 투표도 치러졌다. 이에 따라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은 전체 100석 중 35석을 갈아치운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은 45석이지만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하면 사실상 47석이다. 이번 선거에 포함되는 의석은 공화당이 23석, 민주당 12석이다.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직하면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상원 의석이 50대 50일 경우 대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다수당이 된다.

선거 전만 해도 민주당이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 전망이 우세했다. 민주당이 47석이기 때문에 경합지역 4곳만 빼앗아오면 현재 하원과 함께 상원도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공화당은 상원 선거에서만큼은 선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애리조나주와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콜로라도 지역구 두 곳을 빼앗는 데 성공했지만, 앨라배마를 놓쳤다. 승패가 불분명한 지역 4곳을 제외한 의석수를 살펴보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8석씩을 나눠 가져갔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공화당 후보가 우세한 지역이 많아 과반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1989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31년 만에 의회를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취임한 대통령이 될 처지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명예’ 차원에서의 손실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바이든 후보는 취임하자마자 가시밭길에 직면할 수 있다. 의회 선거 결과는 대통령의 향후 정책 추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기 정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던 배경도 상·하원을 모두 집권당이 장악한 데 있었다.

바이든 후보는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당장 그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인세 인상, 정보·기술(IT) 산업 규제 강화 등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 의해 저지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와 관련한 우려가 정계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NBC뉴스는 “민주당이 상원을 놓친다면 민주당이 내놓을 진보적인 법안들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은 당선인이 확정되더라도 한동안 대혼선을 빚게 될 전망이다. 통상 대통령과 상원의 당이 갈릴 경우 정쟁이 심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상·하 양원에서의 다수당이 다른 ‘트위스트 국회’도 이어지면서 양당의 의견이 대립하는 법안은 계속해서 통과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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