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앞둔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입력 2020-11-04 10:04수정 2020-11-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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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71% 줄여,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해석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와 중고차, 건설장비 운송에서 철광석, 석탄, 원유 등 벌크운송까지 전 세계에 다양한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던 지난달 국민연금공단은 1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현금화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주가 유지가 필요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6일부터 26일 까지 현대글로비스 23회에 걸친 장내 거래로 총 63만9983주를 매도했다. 총 주식의 1.71% 수준으로 거래 평균 단가 16만8000원을 적용하면 약 1075억 원 규모다.

이로써 국민연금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주식은 431만1015주(11.50%)에서 367만1032주(9.79%)로 줄어 10% 이하 수준으로 낮아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0일 52주 최고가인 22만2000원을 기록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량의 국민연금 보유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17만 원대로 떨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의 취임일인 지난달 14일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하루 동안 전일 대비 14.33%나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단순화가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23.29%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대로라면 정 회장이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 극대화해야만 한다.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높을수록 지배구조와 관련된 계열사 지분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 입장에선 현대차그룹이 2018년 시도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방식이 최적의 시나리오다.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현대차의 지분 21.43%를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와 합병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주 반발이 변수다. 2018년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안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 결정을 내린 이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라스루이스, 한국지배구조원 등의 반대 권고안으로 무산됐다.

당시에도 국민연금은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404만8222주 중 30만 주를 매도해 374만7781주(9.99%)로 낮춘 바 있다. 국민연금이 때마다 이익실현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상승세가 꺾여왔던 셈이다.

결국 계열사간 분할합병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회장이 직접 매입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대주주 △현대모비스 △현대차 순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면 단순하고 저항의 우려도 없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23.7%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5조2000억 원에 달하는데 처분할 수 없는 핵심 계열사를 빼고, 처분 과정에서 손실과 세금 등을 감안하면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 3조 원으로 추정된다.

가용현금을 늘리려면 매각 대상 지분 중 가장 비중이 큰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중이다. 지분 평가액은 1조5000억 원(4일 오전 기준)을 조금 넘는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이익실현 매도가 달갑지가 않다. 사실 국민연금이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보유 지분 축소는 특별한 의도는 없다. 국민연금은 이런 이슈에 대해 일반적으로 위탁 운용된 자금 운용액이 합산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과 신규 사업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12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까지 높아져 기대감을 선반영한 수준"이라며 "관련 기대감이 현실화 후 기업가치 상승을 이끄는데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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