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바이든 승리 확신?...대선 당일 일제히 강세

입력 2020-11-0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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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웨이브’ 가능성 반영
뉴욕증시, 2008년 이후 최고의 대선 랠리
유럽증시·국제유가도 2% 이상 급등

▲미국 증시 주요 지수 3일(현지시간) 변동 추이. 단위 %. 위에서부터 다우지수/나스닥/S&P500.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세계의 눈이 쏠린 미국 대선 당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달아올랐다. 특히 미국 증시는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존 매케인 후보 대결 이후 선거 당일 기준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확실한 승자가 나와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고조됐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54.98포인트(2.06%) 급등한 2만7480.03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58.92포인트(1.78%) 오른 3369.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96포인트(1.85%) 오른 1만1160.57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7일 14일 이후 최대폭으로 오른 것은 물론 선거 당일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재봉쇄 조치로 경기 위축 공포에 휩싸인 유럽증시도 이날만큼은 미국 대선 기대감이 반영돼 2% 이상 뛰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3% 상승했고, 독일 DAX30지수는 2.55%, 프랑스 CAC40지수는 2.44% 각각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도 2.34% 급등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연일 하락하던 국제유가도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3% 뛴 배럴당 37.66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도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 당 1%(17.90달러) 오른 1910.4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밤 늦은 시간부터 순차적으로 주별 투표 결과가 나온다. 확정적인 승자가 나올 것인지가 관건인 가운데 대규모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은 ‘블루웨이브(조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의 상·하원 선거 승리)’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했다.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할 경우 코로나19 대응 및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전날 여론조사 역시 이런 기대를 지지했다. 선거일 직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2%를 기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약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통계 사이트인 ‘US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현재 사전투표로만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몰렸고, 이 중에 우편투표는 65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중에서 민주당 유권자는 45%로, 공화당 유권자의 30.5%보다 높았다. 통상 사전투표 비중은 민주당 유권자가 많고, 당일 투표 비중은 공화당 유권자가 많다고 알려진 만큼,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사전투표에 시장에선 ‘블루웨이브’를 기대하는 심리가 더 커지고 있다.

반면 여론조사를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확정할 경우도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가 강세인 점도 대선에서 어느 쪽이든 승자가 가려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사상 최대 인원이 우편투표를 한 만큼 최종 승자를 확인하는 데 예년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빙의 결과가 나오면 우편투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명확한 승리가 선언되는 것이 시장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면서 “내일 아침까지 승자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만약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지고 소송이나 재검표 등이 진행된다면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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