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는 4분기다] 금융권, 실적 잔치는 끝났다…코로나發 ‘부실대출’ 경고등

입력 2020-11-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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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경기 침체 선제적 대응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실적 악화 불가피
대출 연체율 증가·건전성 악화 뇌관 우려

국내 금융지주가 3분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전 업종에 걸쳐 폐업 위기가 속출하고 있지만, 금융권 회사는 예외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동학개미 운동’, ‘공모주 투자열풍’ 등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이자와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4분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연체 등 부실대출 리스크가 4분기와 내년 초에 걸쳐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늘리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나란히 1조 원의 순이익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44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6% 늘었다. 증권가 예상치(9794억 원)를 2000억 원이나 뛰어넘은 것이다. 분기 순이익 1조 원 돌파는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9502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했다.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 1조1666억 원으로 분기 순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도 7601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시장 추정치를 19%나 웃돌았다.

금융지주의 실적 선방은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도 금융 그룹 계열 증권사들에 주식 위탁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금융 그룹의 계열 증권사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KB증권 6801억 원(작년 동기 대비 59.5% 증가), 신한금융투자 5369억 원(43.8% 증가), 하나금융투자 3952억 원(37.8% 증가), NH투자증권 7315억 원(63% 증가)으로 1년 사이 최대 63%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축배 대신 내년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까지 꺾이지 않으면서 장기화되면, 대내외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출 성장에도 한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적을 거듭하는 코로나19 금융지원도 부담이다. 건전성 악화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내년 3월까지인 코로나19 관련 대출만기 연장과 관련해선 조치가 종료되는 직후부터 연장분의 상당부분이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은행권 자본건전성 강화 유도로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3분기 대손충당금을 8739억 원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7745억 원보다 12.8% 늘어난 수치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은 3조5304억 원으로 지난 한 해 3조671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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