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 "대기업 하도급, 중소기업 성장 촉진 선순환 연결고리 없다”

입력 2020-1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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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당국, 중소기업 정책 평가와 환류 통해 하도급 관계 분석 필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대면 중소기업 육성 민간협의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도급 관계가 해당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재투자로 연결돼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의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월간재정포럼 10월호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도급 관계를 고려한 중소기업의 성과 실증분석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소기업에 관한 조세 및 재정 정책연구에서 하도급 관계의 현황 및 그에 따른 기업의 성과에 대해 충분한 사실 확인과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는 자료의 한계에 따라 일반적인 분석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하도급을 맺은 기업의 성과 변화와 맺지 않은 유사 기업의 성과 변화를 비교하고 하도급 맺은 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재무적 성과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재무적 성과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도급 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매출, 총자산 등 양적인 지표에서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개선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개선이 있음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 재무성과를 보면 매출과 총자산은 유의한 증가와 연결됐지만, 대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는 오히려 하도급 중소기업 영업이익의 유의한 감소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기업의 거래처 수가 아주 많거나 중소기업의 업력이 낮아 대기업과 거래 기간이 짧을수록 완화됐다.

장우현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지원된 정부정책의 혜택이 원도급 대기업에 빨대 효과를 거쳐 돌아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하도급 관계만 분석할 경우 하도급의 성과가 낮게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도급 중소기업이 하도급 관계에 안주해 독립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층적인 분석과 대응을 위해서는 다층적 하도급 관계 구조와 거래 규모 등 주요 정보가 추가로 포함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정책당국의 준비와 활용은 미흡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정책당국은 정책평가와 환류를 위한 하도급 관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평가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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