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미국 제재 극복 활로 모색…상하이에 전용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

입력 2020-11-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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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3분기 매출 증가율 3.7% 그쳐…두 자릿수 성장서 크게 후퇴
2022년 말까지 20나노 칩 생산 목표… 5G 통신장비 대부분에 들어가

▲화웨이 매출 추이. 단위 10억 위안. 올해 3분기 2173억 위안. 출처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핵심 사업인 통신 인프라 부문을 위한 주요 부품 공급을 확보하고자 중국 상하이에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전용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화웨이의 파트너이자 상하이 시정부 후원을 받는 ‘상하이 집적회로연구·개발(IC R&D) 센터’가 새 공장 운영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제조 경험이 없는 화웨이가 장기적으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현재 반도체 설계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전담하고 생산은 대만 TSMC 등에 맡겨 온 상태다. 이제 생산도 직접 맡으면서 진정한 의미의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하면 해외 업체라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려면 미국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고강도 제재안이 9월 15일부터 발효됐다.

이미 화웨이는 상기 제재안 발효 전부터 트럼프 정부의 강한 압박에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화웨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2173억 위안(약 37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매출 증가율은 9.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4%에서 크게 후퇴했다.

올해 2분기 기록했던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라는 영광도 3개월 천하로 끝났다. 미국의 제재에 따른 생산 차질에 지난 3분기에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준 것이다.

결국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전면적으로 피할 장기적이고 확실한 대안을 필요로 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웨이가 지난해부터 축적했던 반도체 재고가 동이 나면 상하이 신공장이 새로운 주요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반도체 제조시설은 저가형의 45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칩 시험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45나노 칩은 이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15년 전부터 생산해왔다.

그러나 화웨이는 자사 전용 반도체 생산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내년 말에는 좀 더 진전된 28나노 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칩은 스마트TV와 기타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많이 쓰인다. 다음 계획은 2022년 말까지 20나노 칩을 생산하는 것이다. 해당 칩은 화웨이 5G 통신장비 대부분에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에도 핵심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새 제조시설이 스마트폰 사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셋은 좀 더 첨단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그러나 계획이 성공하면 통신장비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화웨이가 이 부문에서 쌓은 재고는 2년분의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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