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위기는 4Q] 억눌렸던 펜트업 소비 폭발했지만…삼성·LG 불안

입력 2020-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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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걸림돌…코로나 2차 대유행 따른 록다운ㆍ경기부양책 지지부진ㆍ집콕 수요 기소진
“4분기 시장 과거와 많이 다를 것”
코로나19 재확산…매장 집객활동 위축ㆍ쇼핑 시즌 분산ㆍ경쟁 심화
반도체 수익성 감소…화웨이 수요 기반영ㆍ서버 가격 약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소비재 사업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V’자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소비 심리 위축, 셧다운 우려, 유통공급망 차질 등의 위기에 직면했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기업들의 4분기 실적 걸림돌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따른 록다운(폐쇄), 지지부진한 경기부양책, 집콕(집에만 있는) 수요 기소진 등이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폭발로 지난 3분기 생활가전, TV, 스마트폰 부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은 2016년 2분기 영업이익(1조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3분기 영업이익 1조5600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H&A(생활가전) 사업본부가 분기 사상 최고 매출액인 6조1558억 원을 기록했고, HE(TV) 사업본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매출액 3조6694억 원을 거뒀다.

스마트폰도 수요도 폭발했다. 삼성전자 IM(ITㆍ모바일)부문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50%가량 늘어나며, 영업이익 4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1조95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적자 폭을 축소했다.

▲LG전자가 현지시간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LG전자 전시관 입구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00여 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새로운 물결(New Wave)'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연출하고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제공=LG전자)

관건은 4분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 위축과 함께 셧다운(가동중단), 물류이동 제한을 겪었던 삼성과 LG 입장에서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올해 3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외 사업장은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연쇄 셧다운을 경험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폰 공장인 인도 노이다 공장을 비롯해 냉장고 등 인도 가전 생산라인을 중단한 바 있다. 또 러시아 TV 공장과 브라질 공장을 비롯해 슬로바키아·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지역 모든 공장을 닫았다.

LG전자는 인도 가전제품 공장을 비롯해 러시아 가전·TV 공장, 브라질 TV·에어컨 공장, 미국 세탁기 공장, 미국 자동차부품 공장 등이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생산라인이 갖춰진 미국과 유럽, 인도 모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4분기에 언제든 다시 생산 중단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각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도 쉽지 않아 보인다. 3분기까지 각국의 경기 부양 효과와 국내의 경우 에너지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 등에 힘입어 소비재 시장이 견인돼 왔지만, 재정부담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경기부양책 협상 교착상태 지속 등이 경기개선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5차 경기부양책은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최우선 논의과제로 꼽히지만, 경기부양책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뒷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리얼 8K'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더욱 강력해진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α9 Gen3)’를 탑재한 8K TV 신제품을 선보입니다. (사진제공=LG전자)

언택트 수요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온 반도체도 4분기 전망은 어둡다. 메모리는 첨단공정 전환 확대와 모바일·노트북 수요 견조세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서버 가격 약세와 신규라인 초기 비용 등으로 수익성 감소가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10월 반도체 주요 제품 고정거래가는 하락했고, 현물가격도 완만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메모리 업황이 단기 조정 후에나 재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분기부터 화웨이의 공백이 생긴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3분기 말 긴급재고 확보에 주력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수요 감소 폭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화웨이 수요가 앞당겨 반영되면서 4분기 화웨이 공백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경영 속에 반도체 시장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집콕 수요가 3분기에 이미 소진됐다는 점도 4분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매장 내 집객활동 위축, 연말 쇼핑 시즌 분산, 업체 간 판매 경쟁 심화, 비수기 펜트업 수요 강세 등으로 4분기 가전 시장은 과거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도 “4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TV 시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수요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업계 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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