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發 침체에 임대료 체납 ‘눈덩이’…새 경제위기 불씨 되나

입력 2020-10-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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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세입자 집세 밀리거나 쫓겨날 위기
무디스 “추가 부양책 없으면 밀린 집세 연말 700억 달러 달할 것”

▲미국의 인종별 집세 체납 비율. 올해 9월 기준. 위에서부터 흑인/아시아/히스패닉/백인/기타.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거대한 주택 임대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임대료 체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백만 명 세입자가 집에서 쫓겨날 지경에 몰렸고 집주인들도 거액의 자금 부족에 빠질 우려가 있어 새로운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종을 울렸다.

코로나19로 대부분 기업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3월 이후 많은 임차인이 임대료 일부나 전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업체가 여전히 폐쇄돼 있거나 부분적으로만 문을 열어 세입자를 실업 상태로 만들고 저축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 등의 퇴거 유예 조치에 따라 아직은 집세를 내지 못한 사람도 쫓겨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도 내년 1월이나 그 이전에 만료된다. 결국 세입자들은 몇 개월의 체납분을 짊어지게 돼 일이 있는 사람이어도 지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밀린 임대료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기관마다 추정치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임대료 체납 영향이 많은 미국인을 위협해 경제 전반으로 그 여파가 퍼질 것은 확실하다고 WSJ는 경고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올해 말에 밀린 집세가 총 72억 달러(약 8조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연말에 1280만 명이 평균 5400달러의 임대료를 체납할 것”이라며 “추가 경기부양책이 없다면 체납 금액이 7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체납 규모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손실액 1조3000억 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2007년에는 미국 전역에 디폴트(채무불이행)나 압류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2007~10년 주택을 압류당한 사람이 380만 명인 것에 비해 이번에 집세를 체납하거나 아예 쫓겨날 위기에 휘말린 미국인은 수천만 명에 달해 사태는 심각하다고 WSJ는 거듭 강조했다.

이와 같은 임대료 체납 급증은 코로나19가 부유층보다 중산층 이하 일반 시민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집을 소유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국인은 아직 금전적 여유가 있다. 화이트칼라 근로자 대부분이 충격이 덜해 주택은 불티나게 팔리고 집값도 보기 드물게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센서스국에 따르면 아이가 딸린 세입자의 약 4분의 1이 집세 체납에 따른 빚을 짊어지고 있다. 또 여성과 유색인종에서 집세를 체납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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