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350억 달러에 자일링스 인수...반도체 호황에 빅딜 잇따라

입력 2020-10-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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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프로세서 분야 1인자 인텔과 치열한 경쟁 예고

▲반도체 업체 주가 상승률 추이. 출처 WSJ 위부터(엔비디아/AMD/자일링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등 반도체 호황으로 업계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실탄이 두둑해진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노린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체 AMD가 라이벌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그래픽처리장치(GPU) 강자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지 수주 만에 업계에 빅딜이 또 성사된 것이다.

엔비디아와 AMD는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최근 1년 간 각각 162%, 141% 뛰었다. 덕분에 M&A도 주식교환이나 현금으로 이뤄진다. AMD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자일링스를 인수한다. 자일링스 주식 1주에 대해 AMD 주식 1.7234주를 할당한다. 엔비디아는 주식교환과 현금 지급을 섞어서 ARM을 인수한다.

두 개의 빅 딜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전통강자인 인텔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강자인 AMD는 프로그래밍 가능 반도체(FPGA)에 강점을 지닌 자일링스 인수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에서 프로세서 분야의 1인자인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FPGA는 인공지능(AI) 연산과 데이터센터·통신 산업에 널리 쓰이며 주목받고 있다.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AMD가 PC 프로세서 시장점유율을 20%로 늘리며 인텔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AMD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인텔에 한참 뒤져 있다. 지난해 인텔의 매출은 719억 달러로 AMD(67억 달러)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자일링스가 통신장비 업체 삼성전자 및 에릭슨과 제휴 관계에 있는 만큼 AMD는 5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관련 시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자일링스 인수로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엔비디아도 GPU와 함께 ARM의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 전문성을 합쳐 인텔을 위협할 전망이다.

인텔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7% 감소했고 주가도 1년 간 19% 하락했다. 이달 초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SK하이닉스에 매각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과 중국 규제당국이 AMD의 자일링스 인수를 승인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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