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유니콘 기업 만든 2000억 투자 유치…실제 자금은 절반만 유입?

입력 2020-10-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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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캡처)
지난해 2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무신사에 실제 유입된 투자금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분할 투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투자와 관련해 회사 측은 비공개하고 있어 사실 파악은 올해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내년 4월에나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시작해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무신사는 작년 말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00억 원을 투자받는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는 2조2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투자 계약과는 달리 실제 회사에 유입된 현금은 절반 수준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신사가 지난해 제출한 별도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893억여 원이다. 이중 장단기 차입금으로 유입된 것이 각각 545억 원, 415억 원 등 총 960억 원으로 작년 재무활동 현금흐름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유상증자로 25억여 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938억여 원이 유입됐는데 이중 RCPS가 세쿼이아 측의 투자금으로 추정된다. RCPS의 발행일은 작년 12월 18일로 세쿼이아와의 거래 계약이 알려진 시기와 밀접하다.

RCPS의 액면금액은 주당 100원, 주당 발행가액은 119만7708원이며 7만8343주가 발행됐다. RCPS의 상환청구 기간은 2031년 12월 17일이고 상환 할증률은 8.00%, 배당률은 1%다. 또 5년 이내의 기업공개(IPO)와 중요 계약 위반 시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옵션이 설정됐다.

다만 무신사가 실제 유치한 투자금이 정확한 파악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무신사는 감사보고서에서 RCPS와 관련해 ‘1차’라고 표기했는데 이것이 최초 발행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1, 2차로 나눠 발행하는 분할의 개념인지 애매한 데다 회사 측에서도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 무신사 측은 “투자 금액 및 내용은 비공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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