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논란' 와중에 KB국민은행 '거래지수' 통계 발표 중단

입력 2020-10-26 16:15수정 2020-10-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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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통계를 둘러싼 신뢰성 논란이 거듭되는 와중에 KB국민은행이 주택 매매·전세 거래지수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 동향'에서부터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 발표를 중단했다.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는 시장에서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이 얼마나 활발한지 나타내는 지표다. 전국 공인중개업체 약 3500곳에 시장 상황을 물어 조사했다. KB국민은행은 2003년부터 두 지수를 주마다 발표했다.

최근 두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한산하다고 느끼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뜻이다. 전세 거래지수는 이달 들어 1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민은행 측은 통계 집계를 중단한 이유로 정확성을 들었다.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는 거래가 활발한 정도를 설문조사에 의존해 측정한 수치"라며 "실거래량 통계가 확인 가능해 해당(자체) 통계를 중단한다"는 게 국민은행 설명이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활용해 거래량을 확인할 것을 권했다.

다만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으로 시장 상황을 단기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실거래 신고는 계약 체결 후 한 달 안에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계약과 실거래가 공개 사이에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온전한 매매시장 상황은 한 달 전까지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세 계약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으면 실거래가 신고ㆍ공개 대상에서 빠진다.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는 그간 이 같은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 정성적 방식으로 조사한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는 시장 참여자의 심리적 상황도 함께 전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주택 매매·거래동향을 알 수 있는 '매매·전세거래지수' 통계 공개를 중단했다. 서울 강북구 일대에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KB부동산 매매·전세 거래지수는 주간 단위로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활용됐는데, 통계 중단으로 시장 혼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전세거래동향을 대체할 통계가 없는 상황이라 역대급 전세난 상황 속에서 시장이 왜곡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조사하는 부동산 통계를 두고 신뢰성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이어서 이를 보완할 통계 대체재가 사라졌다고도 지적한다. 지난주 한국감정원 조사에선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0.0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KB부동산)은 0.31%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셋값 상승률을 두고도 감정원(0.21%)과 KB부동산(0.51%) 조사 결과가 엇갈렸다. 그간에도 감정원 통계는 KB부동산보다 가격 변동률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전세난이 심각한 시점에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중단한 것이 정부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KB부동산 통계보다 감정원 통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 “KB시세는 대출을 많이 받게 하기 위해 호가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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