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번엔 OTT(?)…빠른배송ㆍ유료회원 이어 ‘아마존‘ 닮은꼴 행보

입력 2020-10-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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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특허청)

쿠팡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 진출이 가시화했다. 쿠팡이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와 ‘넷플릭스’와 유사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쿠팡은 이미 특허청에 관련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정관에 사업목적도 추가했다. 사업 시작 10년 만에 이커머스 시장을 평정한데 이어 ‘쿠팡이츠’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석권한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쿠팡의 신사업에 유통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쿠팡, 정관에 ‘온라인 VOD콘텐츠 서비스’ 목적 추가· ‘쿠팡 비디오’ 상표도 출원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3일 사업 정관에 ‘온라인서비스제공업’과 ‘온라인 VOD콘텐츠 서비스’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앞서 지난 9일부터 12일 사이에는 특허청에 ‘쿠팡 오리지널’과 ‘쿠팡스트리밍’, ‘쿠팡 비디오’, ‘쿠팡 티비’, ‘쿠팡 플레이’ 등의 상표명을 줄줄이 출원했다. 이들은 각각 상품 분류상 음향 또는 영상의 기록 및 전송을 비롯해 광고업, 통신업, 스포츠 및 문화할동업, 기술적 서비스업 등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에 진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쿠팡이 지난 7월 동남아시아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을 인수하기도 했다.

▲프라임비디오 로고 (프라임비디오 홈페이지)

쿠팡의 OTT 진출은 최근 코로나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의 인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결제액은 지난달(413억 원)보다 11.9% 증가한 46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제액을 근거로 추산한 월 유료 결제자는 336만 명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84만 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CGV는 코로나19 타격에 이달 26일부터 7개 상영관 영업을 중단을 시작으로 3년 안에 119개 전국 직영점 중 30% 수준에 해당하는 35~40개 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극장 수요가 OTT에 몰리면서 사업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쿠팡 대구국가산단 물류센터 건설 현장 (남주현 기자 jooh@)


로켓배송에 유료회원제까지 ‘아마존의 길’ 걷는 쿠팡

쿠팡이 OTT 진출설은 아마존이 벌이고 있는 ‘프라임 비디오’ 사업과 무관치 않다.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이 2006년 개발해 운영하는 주문형 비디오 인터넷 서비스로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볼 수 있고, 멤버십에 따라 차등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와 경쟁구도다.

아마존 벤치 마킹 전략으로 스타트업에서 유통 공룡을 거듭난 쿠팡이 ‘프라임 비디오’를 표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2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 사용자만 1000만 명을 보유한 쿠팡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종합 인터넷 업체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물류를 내재화 한 이커머스로서 충성 고객을 꾸준하게 늘려온 쿠팡이기 때문에 쿠팡의 OTT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고객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와 자체 제작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아마존 벤치 마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위메프와 티몬과 함께 소셜커머스 3총사로 시작한 쿠팡은 유료 회원제인 ‘쿠팡와우클럽’과 빠른 배송인 ‘로켓배송’을 내놓면서 점차 덩치를 불렸다. 이는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과 직매입과 빠른 배송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아마존은 전세계 175개 가량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 역시 지난해 전국에 크고 작은 물류센터 168개를 확보했다. 여기에 물류전문기업을 제외한 단일 유통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축구장 46개 규모의 물류센터를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고, 올해만 광주와 김천 등에 4곳을 추가하며 지방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창업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감수하며 덩치를 불린 것 역시 아마존의 계획된 적자 전략과 닮은꼴이다. 아마존 역시 지난 1994년 창업 이후 8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쿠팡도 2015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는 쿠팡이 싱가포르의 훅을 인수했을 때부터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은 예견된 일”이라면서 “문제는 배민이나 요기요가 있는 주문 배달 시장과 달리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TV까지 국내에 진출한데다 국내 기업인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강자들이 경쟁하는 구도로 진입장벽이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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