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포스트 이건희 시대… 지배 구조는 어떻게

입력 2020-10-25 13:51수정 2020-10-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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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삼성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 간 경영권 분쟁 없이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1년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에서 전무와 부사장, 사장을 거쳐 12년 만인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올랐다.

이후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어 왔고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을 통해 본인의 색을 드러내며 변화를 꾀해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삼성생명공익재단에 3억 원을 기부했다. (뉴시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 및 면세점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1년부터 호텔신라에서 기획부장과 경영전략담당으로 근무하다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0년 당시 세계 최초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루이뷔통을 입점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이 사장은 직접 세계 각국의 공항 면세점을 일일이 벤치마킹하고, 인천공항 이용객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거쳐 최적의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추진력과 성격은 아버지인 이 회장을 빼닮아 ‘리틀 이건희’로 불린다.

3남매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로 계열사 경영에 나섰고 실적 증가를 이어가고 있어 입지에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전 삼성물산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동생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패션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본격적인 '뉴삼성'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당장 경영권 승계 및 국정농단 관련 재판과 지배구조 재편 등이 이 부회장이 마주한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 회장이 별세하며 삼성 총수 일가가 이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배구조 변화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주식을 이 부회장 등 일가가 상속받으면 세금 부담이 10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고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 총수 일가가 이 부회장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사회 공헌 차원에서 환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배구조 개편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당에서 삼성 지배구조와 맞물린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다만 현재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불법·편법적 방식으로 합병해 경영권을 승계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26일부터 시작해 지배구조를 완전히 개편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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