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말레이 국부펀드 자금세탁 스캔들로 29억불 벌금 폭탄…“사상 최고액”

입력 2020-10-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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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美 법무부와 23억 달러 벌금 조건으로 기소 유예 합의
美 역사상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사건 중 가장 큰 액수 벌금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골드만삭스 회사 로고가 나타나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1MDB 사건 관련 혐의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국외 부패사건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됐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2008년 리먼쇼크 이후 최악이라고도 불렸던 이 금융스캔들 파문에서 천문학적인 대가를 치른 끝에 비로소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법무부와 약 23억 달러(약 2조 6082억 원)의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알릭산드라 스미스 연방검사는 이와 관련해 “이는 미국 역사상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사건 가운데 가장 큰 액수의 벌금”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인해 골드만삭스는 뉴욕시 브루클린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련 재판에서 유죄 선고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미국 정부 당국으로부터 6억 달러의 부당이득까지 환수하게 됨으로써 총 29억 달러에 이르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브라이언 래빗 법무부 범죄담당 차관보 대행은 “골드만삭스는 해외 고위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1MDB와 관련해 수익성 좋은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며 “이번 합의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잘못을 인정하고 30억 달러에 가까운 벌금 및 환수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 비자금 조성 스캔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유럽, 미국 할리우드에 이르기까지 수년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다.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국의 경제 발전을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2009년 국영투자기업인 1MDB를 설립, 이후 본인과 측근들의 자금 유용 창구로 악용했다. 이들은 1MDB를 통해 45억 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MDB가 6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인수 주관사로 참여했으며, 6억 달러의 수수료를 받았다. 당시 채권 전문가들은 1MDB로부터 받는 수수료 액수가 일반적인 관행보다 비정상적으로 훨씬 높다고 봤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골드만삭스가 1MDB의 조달 자금이 유용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을 오도해 돈을 끌어모았다고 판단, 채권발행 관련 임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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