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저금리’ 브라질 ETF 시장에 ‘눈독’

입력 2020-10-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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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4%이던 기준금리, 현재 2% 수준
현지 투자자, 이자놀이 어려워지자 주식, 펀드 등 위험자산에 관심
현재 브라질 시장에 상장된 ETF 19개뿐
블랙록, 해외펀드 100개 교차상장 계획

▲지난 3월 브라질 시민들이 상파울루에 위치한 브라질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상파울루/신화연합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브라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브라질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 틈새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록은 브라질에서 해외펀드 100개의 교차상장을 계획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3월말까지 관련 ETF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차상장은 기존 타 시장에 상장된 주식ㆍ펀드를 새로운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브라질 시장에 상장된 ETF는 19개뿐이다. 브라질이 중남미 최대 투자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다. 8월 기준 세계 ETF 자산이 7조 달러(약 8000조 원)로 201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과 달리 중남미 주요 ETF 자산은 111억 달러(약 12조6851억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정부가 시장 개혁에 나서면서 현지 ETF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8월 브라질 금융당국은 해외 상장 ETF와 연계한 펀드에 대해 현지 상장 절차를 간소화해 교차상장을 보다 간편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에겐 처음으로 BDR를 통한 구매를 승인했다. BDR는 다른 국가에 상장된 주식 및 펀드를 은행이 대신해서 발행하는 일종의 인증서로, 이 역시 교차상장 간편화의 일환이다.

컨설팅 기업 ETFGI의 데보라 푸흐 설립자는 “그간 브라질에서 투자할 방법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 있는 방식으로 개방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브라질 증권시장이 활성화되는데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펀드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은 데는 기준금리의 하락과 연관이 깊다. 그간 브라질 자금시장은 높은 금리로 인해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리가 높으니 사람들이 굳이 주식이나 채권 등 위험자산에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2016년 14%이던 기준금리가 최근 2%까지 떨어지자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더 이상 이자놀이로 자산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위험자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브라질 주요 증권사인 XP인베스티멘토스의 펀드 전문가 파비아노 신트라는 “브라질 고객들은 전통적으로 고정 수익을 추구해왔으나 최근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두 자릿수 금리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며, 투자자들에게 다른 자산으로 옮겨갈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현재 브라질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BDR 출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상장 ETF를 기반으로 한 BDR는 브라질 증권거래소에 곧바로 상장하는 것보다 과정이 간단하고 저렴한 만큼 다른 자산운용사들 또한 이 같은 루트를 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테마형 ETF 등 브라질 내 상품 종류 또한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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