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36주 아이 20만 원' 글 올라와 논란…사측 "방지책 마련할 것"

입력 2020-10-19 15:0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16일 오후 6시 30분께 한 중고 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앱 사이트 해당 게시글 캡처 장면. (연합뉴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사건에 대해 당근마켓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글을 비공개하는 등 조치했으나, 앞으로는 이 같은 글을 사전에 걸러낼 방안도 찾겠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오후 6시 36분께 당근마켓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이불에 싼 아이 사진도 함께 올렸고, 판매 금액으로 20만 원을 책정했다.

당근마켓 측은 오후 6시 40분께 다른 이용자의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A 씨에게 '거래 금지 대상으로 보이니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어 오후 6시 44분께 당근마켓 측에서 해당 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했고, A 씨를 영구 탈퇴 조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실제로 미혼모였고, 원하지 않았던 임신 후 혼자 아이를 출산한 상태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에 부친 나머지 이런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아기 아빠가 현재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아기를 입양을 보내는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났다. 그래서 해당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는 "글을 올린 직후 곧바로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고 바로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가 해당 게시글에 '36주 아이'라고 작성했지만 실제로 아기는 13일 제주시에 있는 한 산부인과에서 낳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기 아빠가 곁에 현재 없고 경제적으로 양육이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면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지만, 수사와 별개로 관계 기관과 함께 작성자와 아이를 지원할 방법도 찾을 계획이다.

한편, 당근마켓은 반려동물·주류·가짜 제품(짝퉁) 등 거래 금지 품목을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걸러내고 있다. 판매 게시글이 올라올 때마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거래 금지 품목인지 확인하고,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정확도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나 당근마켓 관계자는 아이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없는 탓에 A 씨 게시글을 거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경우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기술팀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