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사망률 낮추는 효과 없어”

입력 2020-10-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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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1266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 사망률 저감 효과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제조사 길리어드 “정식 발표 전 공개된 데이터로, 효과 입증 연구에 중요한 증거 아냐”

▲헝가리의 한 연구원이 15일(현지시간) 헝가리 데브레첸 대학교의 케네지 쥴라 감염학 연구소에서 렘데시비르 약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데브레첸/AP뉴시스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WHO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생존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1만12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다른 세 가지 잠재적 치료약물에 대해 시험했지만, 어떤 치료법도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다만 WHO 측은 이번 연구가 병원 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아직 동료 연구원들의 리뷰(peer-reviewed)가 진행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의해 개발된 약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당시 사용된 약품 중 하나였다. 지난 4월 미국 국립보건원 조사 결과 코로나19의 회복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입증돼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부분 사용 승인을 받았고, 현재 전 세계 5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해 길리어드 측은 “WHO 연구의 초기 데이터가 동료 검토(peer-reviewed)가 이뤄지기 전에 공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데이터는 렘데시비르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연구에서 중요한 증거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WHO 역시 아직 정식 발표를 하지 않은 만큼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FT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생존율을 올리는 것으로 입증된 유일한 약물은 덱사메타손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전했다. WHO는 그간 코로나19에 심한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에 한해 덱사메타손 사용을 권고해왔다.

지난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미국 환자 106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도 렘데시비르가 입원일수를 15일에서 10일로 감소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사망률에 있어선 확실한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달 초 영국을 포함한 EU국가들은 최대 50만 개의 치료 코스를 길리어드와 계약했다. 당시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가격을 5일 코스당 2340달러로 책정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에 비해 치료 비용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발표에 따라 향후 가격 책정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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