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탄압국’ 오명 중국ㆍ러시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출 아이러니

입력 2020-10-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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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카슈끄지 암살 사우디는 탈락
인권이사회 “선출 통해 피해자 더 주목받는 계기 될 것”
미국 “우리가 이사회 나간 이유”

▲미국 뉴욕에서 2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신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대표적인 인권탄압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등이 선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5개국을 신임 이사국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인권이사회는 총 4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중국과 러시아, 쿠바, 사우디아라비아를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규정하고 이사국 선출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 중에 사우디를 제외한 국가들은 모두 선출됐다.

이는 이사국 선출 방식과 관련 있다. 인권이사회 선출은 지역별 쿼터가 정해져 있는데, 이번 선출에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제외하곤 경쟁률이 1대 1이 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러시아와 쿠바의 선출은 이미 정해져 있던 셈이다.

다만 아·태지역은 4석을 두고 5개국이 접전을 벌였는데, 비밀 투표에서 파키스탄(169표)과 우즈베키스탄(164표), 네팔(150표), 중국(139표)이 살아남고 사우디(90표)는 떨어졌다.

사우디의 경우 2년 전 WP 칼럼니스트로 사우디 비평을 담당했던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의해 암살된 이슈 등으로 인해 탈락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유엔 인권감시국장인 루이스 샤르보네우는 “사우디 탈락은 우리 인권의사회가 많은 경쟁을 필요로 하는 유엔 선거라는 점을 상기시켜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선출에 대해선 “만약 후보군이 더 많았다면 중국과 쿠바, 러시아도 떨어졌을지 모른다”면서도 “이들 국가가 이사회에 포함됨으로써 인권 피해자들이 더 직접적으로 주목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유엔 대사는 “이 수치스럽고 반유대적인 기구에서 즉각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이번 중국과 러시아, 쿠바의 선출은 미국이 이사회를 떠난 이유를 분명하게 해주고 있다”며 “미국은 이란과 미얀마, 중국 신장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을 위해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프리카(4)에선 코트디부아르와 말라위, 가봉과 세네갈이, 동유럽(2)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선출됐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3)에선 멕시코와 쿠바, 볼리비아가, 서유럽(2)에선 영국과 프랑스가 차지했다. 새로 선출된 이사국들은 내년 1월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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