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온상 된 美백악관...인적이 줄어드니 너구리가 놀러왔다

입력 2020-10-08 15:34수정 2020-10-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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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너구리 사진. 개인 소장.
미국 백악관 정원에서 뉴스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CNN방송 기자가 생방송 시작 직전에 매복하고 있던 너구리에 습격을 당해 깜짝 놀랐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CNN의 조 존스 기자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원에서 생방송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난입한 너구리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NBC 카메라맨이 존스의 이름을 부르길래 뒤돌아보니 발밑에서 너구리가 그에게 장난을 걸어오고 있던 것.

생방송을 앞둔 터라 조급한 마음에 존스는 옆에 있던 가방을 집어 던지며 쫓아버리려 했지만 너구리는 꼼짝하지 않았다. 존스는 “망할 라쿤, 또! 이게 두 번째야! 내가 TV에만 나가려고 하면 꼭 나타나!”라고 소리쳤다. 시크릿 서비스(대통령 경호대)가 손전등을 비추자 너구리는 CNN 취재반의 천막 속으로 도망쳐버렸다.

이 모습을 CNN의 카메라가 그대로 찍고 있었는데, 존스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심지어 존스가 천막으로 너구리를 쫓아가다가 중간에 이어폰이 빠지면서 생방송인지도 헷갈렸다. 다행히 생방송이 시작되기 몇 초 전에 존스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존스는 “TV의 마법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으리라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CNN 진행자 알리신 캐머로타가 이 장면을 트위터에 올리기 전까지는.

캐머로타는 이날 오후 9시 47분 자신의 트위터에 존스와 너구리의 실랑이가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프로인 조 존스의 모습입니다. 생방송 몇 초 전 그는 너구리의 공격을 피했습니다!”라고 트윗했다. 이 트윗에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 장면의 뒷얘기(behind the scenes)’, ‘백악관 너구리(white house raccoon)’, ‘야생(wildlife)’ 등의 단어가 표시됐다. 이 트윗에는 2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6200명 이상이 리트윗했다. 해당 동영생 재생 횟수는 약 180만 회에 이르며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사실, 이날 존스와 추격전을 벌인 너구리에게는 ‘전과(a history)’가 있었다. 존스는 지난주 생방송 직전에도 이 너구리를 만났다. 당시 뭔가가 발밑을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어 내려다보니 너구리가 있었다고 한다. 생방송 불과 20초 전이었던 만큼 깜짝 놀란 존스는 “저리 가!”라고 소리쳐서 가까스로 쫓아버렸는데, 방송 직전에 다시 쳐들어와서 물건을 던지며 너구리를 쫓아냈다는 것.

CNN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등 백악관이 코로나19의 감염 온상이 된 가운데, 자가 격리 등으로 백악관에 인적이 드물어지면서 동물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에겐 불모지가 된 백악관이 동물들에겐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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