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 건강 따라 널뛴 증시...“1919년 이후 대체로 4일 내 반등”

입력 2020-10-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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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우드로 윌슨, 스페인 독감에 걸린 후 다우지수 1.5% 하락...4일 지나 회복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2.9% 하락했던 다우지수도 .4일 만에 반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조기퇴원을 위해 메릴랜드 주 월터 리드 군병원 문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월가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와일드카드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따라 증시가 널뛰기를 해서다. 다만 역사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건강 악화 이후 증시가 반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가 출렁였다.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데다가 코로나19로 파탄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까지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2일 새벽 미국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 선물은 5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1.56% 1.80%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진화에 나서면서 다우지수는 135포인트 상승하며 전 거래일 대비 0.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도 1% 떨어지는 데 그쳤다.

그러나 2일 장 마감 후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메릴랜드 주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했다. 4일 의료진은 주말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열이 있었으며 두 차례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상태가 좋아졌으며 이르면 5일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중인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다시 들어가는 깜짝 외출을 한 후 조기 회복 기대감에 증시도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상승한 채 장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 “오후 6시 30분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면서 “20년 전보다 상태가 좋아졌다”고 글을 올린 직후 다우지수는 더 치솟아 466포인트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7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야드니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은 이날 고객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 대해 “혼란스러운 해에 나타난 혼란스러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증시 널뛰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 관련 혼선된 메시지가 이를 부추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거 미국 대통령의 건강 악화 소식에 급락했던 증시는 며칠 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CFRA리서치에 따르면 1919년 이후 미국 대통령의 건강 관련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우지수는 약 4일 이내 반등했다.

예를 들어 1919년 4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스페인 독감에 걸린 후 1.5% 떨어졌던 다우지수는 4일 지나 회복됐다.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2.9% 미끄러졌던 다우지수 역시 4일 만에 반등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피격 사건 이후 다우지수는 0.3% 하락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반등했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증시는 정치가 아닌 경제의 바로미터”라면서 “미국의 증시 역사는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증시 하락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물론 회복이 더딘 적도 있었다. 1955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심장마비를 겪은 이후 10% 폭락했던 다우지수는 75일간 회복이 안 됐다. 1956년 크론병 진단을 받은 후 6.5% 떨어진 다우지수가 반등하는 데 56일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미국 역사상 수십 년 만에 직면한 대통령의 최대 건강 위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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