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잦은 설계변경으로 10년간 공사비 1조 원 늘어…혈세 낭비"

입력 2020-10-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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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의원 국감 자료…"계획적인 공사 관리 필요"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양금희 의원실)

에너지 공기업이 공사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지난 10년간 1조 원가량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한전과 5개 발전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30억 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 원 이상 증액된 사례가 225건에 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225건 공사의 최초 계약금액은 3조8388억 원이었으나 실제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그보다 1조3894억 원(36%) 많은 5조2282억 원에 달했다. 이들 사업에서는 계약 이후 모두 1212회, 사업당 평균 5.4회에 걸쳐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공기업별 설계변경 공사 건수는 한전이 108건(646회)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서부발전(49건·311회), 한수원(38건·106회), 한국중부발전(15건·61회) 등이 뒤를 이었다.

증액된 공사비 총액은 서부발전이 4530억 원으로 가장 컸고 그다음으로는 한전(3562억 원), 중부발전(2513억 원), 동서발전(2263억 원) 등 순이었다.

총낙찰금액 중 설계변경 금액 비율은 △중부발전 149% △남부발전 140% △서부발전 139% △한수원 136% △한전 133%로 대부분 100%를 웃돌았다.

일례로 한전이 2010년 계약을 체결한 345㎸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예정 가격의 약 44%인 261억 원에 낙찰됐지만, 이후 18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총사업비가 471억 원으로 80% 이상 늘었다.

서부발전이 2013년 계약한 태안화력 9·10호기 기전공사는 2042억 원에 낙찰됐으나 무려 40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는 1491억 원 늘어난 353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수원이 2014년 계약을 체결한 한울본부 취수설비 정비공사의 경우 설계변경으로 최초 계약금액인 90억 원의 116%에 달하는 104억 원이 증액됐다.

양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 시설의 내구성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로 국민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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