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이냐 政이냐'…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쏠린 눈’

입력 2020-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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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로 정부 입김 거세
당국·정치권과 소통 중요성 부각
업계 “목소리 대변할 인물 필요”

‘관(官) 출신이냐, 정(政)출신이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음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후임 인선 하마평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민간출신보다는 관료와 정치권 인사들로 함축되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전직 장관, 정치인, 현직 공공기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한 후보자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이 꼽혔지만, 최근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까지 합세하는 추세다. 다만, 현 김태영 회장이 선임되기 직전까지 후보군에 오르지 않았던 예상 밖 인물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도 예상을 깨는 인사가 은행연합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있어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장은 국내 은행장들로 구성된 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은행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주로 후보로 거론된다.

그동안 역대 은행연합회장은 청와대나 재정경재부(현 기획재정부) 등에 몸 담았던 관료 출신 인사가 오르는 사례가 많았다. 다만, 2014년에 하영구 전 씨티금융지주 회장이, 2017년에 농협중앙회 출신 김태영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을 맡으면서 민간 금융회사 출신이 연달아 회장을 역임했다.

올해부터는 다시 관료나 정치권 인물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로 당국의 입김이 거세진 상황에서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다. 최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SGI서울보증 사장과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금융위원장에서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발언권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최 전 위원장과 같은 이유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는 이유다. 최근 부동산 대책이 금융권 핵심 이슈가 되면서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까지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은 당국의 규제를 받는 산업이기 때문에 주요 현안과 관련된 업권의 의견을 당국과 정부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유연한 인물이 협회장에 오길 바란다”며 “상대적으로 관료 출신이 소통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정치권 인물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 출신인 민병두 전 의원도 유력 후보군이다. 민 전 의원은 오랜 정무위 활동으로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최근에는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도 부각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부산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에는 부산 남구 후보로 출마했다.

한편 은행연합회장은 22개 은행이 참가하는 회원총회에서 추대해 결정한다. 후보자가 다수일 경우 이사회 구성원인 행장들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추린 뒤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자를 뽑아 총회에서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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