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살린 반도체…회복세 이어갈까?

입력 2020-10-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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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반도체 수출 11.8%↑…올해 처음 90억 달러대 돌파
미국, 중국 반도체 제재 거세져…한국 반사이익 기대

▲삼성전자가 최첨단 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기술 업계최초 적용했다. (왼쪽) : 기존 시스템반도체의 평면 설계(오른쪽) :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달 한국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데는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의 활약이 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은 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반도체는 올해 처음으로 90억 달러대를 돌파했다. 수출액과 증감률 모두 2018년 11월 이후 최고 실적이다.

산업부는 반도체 회복에 대해 미국, 유럽, 인도 등 모바일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부진이 예상보다 적고 재택근무 및 홈스쿨링 확대로 노트북 수요가 계속 늘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관심은 4분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냐에 쏠린다.

우선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목줄을 죄고 있어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은 이미 화웨이가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다른 곳에 맡겨 생산하는 길을 막아버린 데 이어 중국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예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은 최근 한 미국 반도체 회사에 서한을 보냈다. 서한의 내용은 SMIC에 제품을 공급할 때 중국의 군사 목적에 활용될 위험이 있어 제품 공급 전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SMIC를 향한 미국의 제재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미 이달 초부터 일부 외신이 미국 국방부가 SMIC를 거래 제한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SMIC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재는 이제 반도체 설계에서 위탁생산 분야에 걸쳐 넓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자급' 계획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SMIC와 거래 관계에 있는 일부 고객의 점진적인 이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때리기는 당연히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에 이익이 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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