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신냉전 총정리] ⑤ 미중 갈등, 시작은 오바마였다

입력 2020-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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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권, 미국 보호무역주의 발동 시작
알리바바 온라인 장토 '타오바오' 악덕시장 업체에 올려

▲버락 오바마(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6년 9월 3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항저우/AP뉴시스

신냉전으로 화력을 키운 미국과 중국 갈등의 불씨는 4년 전 피어올랐다.

미중 무역전쟁 포문을 연 것이 바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행정부였다. 오바마 정권은 임기 말인 2016년 ‘악명 높은 시장에 대한 보고서’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악덕시장 업체에 올렸다. 타오바오가 가짜제품을 판매하고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알리바바는 2011년 처음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악덕시장 명단에 올랐으나 짝퉁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고 약속한 후 이듬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5년 만인 2016년 오바마 정권이 알리바바를 다시 악덕시장 업체로 분류하면서 미·중 갈등의 불씨를 댕겼다.

심지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자신의 퇴임 일주일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알루미늄 업체들에 불법 보조금을 지원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게 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했다.

당시 오바마는 성명에서 "중국은 저금리 대출과 기타 불법 지원을 통해 알루미늄 산업에 부당한 이익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정책으로 매일 상처를 받는 미국과 전 세계 근로자들을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는 내가 임기 첫날부터 해왔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던 오바마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만큼은 같았던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마바는 재임 기간 무려 16차례나 중국을 WTO에 제소했다. 이는 오바마의 전임자였전 아들 조지 W. 부시가 임기 8년간 중국을 WTO에 제소한 것이 7차례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된다. 그만큼 미국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갈수록 커졌던 것이다.

오바마는 2012년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다루기 위한 범부처무역집행센터(ITEC)를 세우기도 했다. 행정부처 공무원은 물론 변호사와 연구원, 애널리스트 등 민간 분야까지 전문인력을 총동원해 무역전쟁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겠다는 의도였다.

한편 오바마 유산 지우기에 돌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중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이유로 더 거세게 중국을 몰아붙였다. 2017년 8월 트럼프 대통령은 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8년 USTR는 타오바오를 2년 연속 악덕시장 업체로 분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 압박용으로 알리바바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합병(M&A) 시도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거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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