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하락 국면에서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의 낙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상황에 유의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 지수는 2278.79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9월 21~25일) 기준으로 5.54%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18일 기준 신용잔고 비율(상장주식 수 대비 기준)이 높은 상위 20%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주 평균 8.77% 하락해 코스피 지수 하락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잔고 비율 하위 20% 종목들의 하락률은 평균 4.72%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위 20% 종목군의 주가는 8.44% 하락해 하위 20% 종목군(-4.66%)보다 하락 폭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산 주식 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일수록 주가 하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주가가 하락해 유지해야 하는 담보 비율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진행되기에 해당 종목의 매물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신용잔고 비율이 높을수록 주가 하락 시 매도 물량이 급증해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6.70% 하락하는 동안 신용잔고율 상위 20% 종목들(8월 13일 기준)의 주가는 평균 8.28% 내렸다. 이는 코스피 지수는 물론, 하위 20% 종목들(-5.15%)보다 낙폭이 컸다.
코스피 지수가 7.51% 내린 기간(6월 11~15일)에도 상위 20% 종목군(-9.38%)은 하위 20% 종목군(-5.09%)보다 더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4일 기준 17조2467억 원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져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이경수 연구원은 “신용 잔고율은 주가에 선행한다기보다는 후행하는 개념”이라며 “신용 잔고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 자체를 우려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하락해 반대매매가 이뤄질 때 늘어난 신용 잔고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고 보지만,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등에 따른 불확실성 및 연말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 등의 요인이 남아있어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