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긴즈버그 후임 지명 강행 천명…美 여야 공방,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로

입력 2020-09-22 14:47수정 2020-09-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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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5일이나 26일 후임 지명자 발표…女 후보 5명 검토"
바이든 ”내가 이기면 트럼프 지명 철회돼야“
여야 공방에 부양책 합의 한발 더 멀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스완턴의 톨레도익스프레스공항에서 선거유세 연설 도중 양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스완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후임자 지명을 이번 주내에 강행키로 하면서 이 문제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은 물론 당장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을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25일이나 26일에 후임을 지명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같은 날 오전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여성 후보 5명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 후임 인선을 이처럼 서두르는 이유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75년 이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대법관의 의회 인준 절차에는 평균 71일이 걸렸는데, 현재 대선이 40여 일 남은 것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아주 빠듯한 셈이다.

트럼프는 대선 전에 대법관 지명권을 행사하고, 상원 인준 표결까지 강행해야 연방대법관을 보수 성향 인사들로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방대법원 판사는 총기 규제, 낙태 등 미국 사회를 양분하는 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중책을 맡는데, 보수 성향 인사들이 많아야 트럼프가 재집권했을 때 국정 운영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대법관 9명은 진보 성향의 긴즈버그 별세 이후 보수 6명, 진보 3명이 됐다.

하지만 트럼프의 계획이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긴즈버그 후임 임명이 11월 대선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며 탄핵 카드까지 내밀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내가 (선거에서) 이기면 트럼프의 지명은 철회돼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내가 지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강공에 나섰다.

여야가 대법관 후임 인사로 충돌하면서 금융시장에는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여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가 부양책의 예산 규모와 범위를 놓고 논란을 계속하는 가운데 새로운 악재가 더해진 것이어서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짐 티어니 최고투자책임자는 “대선 이전에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까워졌다”며 “이날도 부양책을 필요로 하는 업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추가 경기부양책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3대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미 의회의 공방이 시장을 뒤흔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9월 29일 하원에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됐을 때도 증시가 폭락했다. 당시 다우는 사상 최대폭 하락하는 등 같은 해 10월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불안정한 장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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