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의혹’ 니콜라 트레버 밀턴 설립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 떼

입력 2020-09-21 16:16수정 2020-09-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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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직서 사임·거스키 신임 의장으로 선임…공매도 리서치 업체 보고서로 결정적 타격

▲트레버 밀턴 니콜라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사임하기로 했다. 사진제공 니콜라
‘제2의 테슬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수소연료전지·전기트럭 업체 니콜라의 트레버 밀턴 설립자가 사기 논란 끝에 결국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보쉬 등 대기업에서의 투자 유치로 사기 의혹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조사에 나서자 회사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밀턴은 이날 니콜라 이사회에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사회는 이를 바로 받아들였다. 후임으로는 GM 부회장을 지내고 현재 니콜라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거스키로 정해졌다.

밀턴은 성명에서 “니콜라는 항상 내 핏속에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초점이 내가 아니라 회사,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사명에 맞춰져야 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니콜라를 세워 운송수단을 더 좋게 바꾸고 세계 기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로 성장시킨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며 “니콜라 경영진이 회사를 미래로 잘 이끌 것”이라고 했다.

설립자인 밀턴의 사임으로 니콜라는 당분간 거스키 의장과 마크 러셀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된다.

올해로 38세인 밀턴은 유타밸리주립대학을 중퇴한 후 다양한 사업을 하다가 2015년 니콜라를 세우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물로 제작된 차량 한 대 없어서 매출이 전무한 상황임에도 투자자들은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트럭의 비전을 제시한 니콜라를 ‘제2의 테슬라’가 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열광했다. 니콜라의 주가는 올 6월 역합병 형식으로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후 지금까지 약 231% 폭등했다. 특히 GM과 제휴를 발표한 이달 초에는 하루에 40% 넘게 뛰었다. GM이 니콜라 차종 개발과 생산을 지원하는 대가로 회사 지분 11%를 받기로 하자 전통차 업체가 니콜라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 시장이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공매도 전문 리서치 업체 힌덴부르그리서치가 10일자 보고서에서 “니콜라가 거대한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회사와 밀턴의 운명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힌덴부르그는 “니콜라는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과거 공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수년 전 니콜라가 공개한 전기트럭 ‘니콜라원’ 주행 영상은 자체 동력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언덕 위에서 굴린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SEC는 니콜라에 대해 허위 정보에 의한 주가 조작 혐의로 조사에 나섰고, 이어 법무부도 투자 사기 의혹을 문제 삼아 조사에 착수했다. 사기 혐의로 판명되면 니콜라는 민·형사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니콜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1개월간 주가는 4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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