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은행들, 10년간 2조 달러 불법 자금 송금

입력 2020-09-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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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J,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망(FinCEN)에 제출된 2100여 건의 보고서 분석
SC, 탈레반과 연루된 기업 송금 지원
JP모건, 말레이 전 총리 비리 연루 인사에 송급
도이치방크, 1조 달러 이상으로 볼법 자금 거래 규모 가장 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불법 송금을 계속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P연합뉴스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지난 20년간 2조 달러(약 2400조 원) 이상의 불법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송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협력해 미국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망(FinCEN)에 제출된 2100여건의 ‘의심스러운 (금융) 행위 활동 보고서(SARs)’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주요 은행들이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자금 세탁 등 불법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2조 달러 이상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 통화감시국 규정에 따라 은행들은 내부 준법 감시인을 두고 돈세탁 등 불법 거래로 의심될 경우, 이를 최초 감지한 날로부터 60일 안에 FinCEN에 SARs를 제출해야 한다.

ICIJ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는 탈레반과 연루됐다고 알려진 두바이 소재 기업의 자금 송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JP모건체이스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물과 관련해 10억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으로, 나집과 측근들은 이 회사를 통해 45억 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또 JP모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선거총괄책임자 폴 마나포트가 2014년 친(親)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미국 의회에서 로비활동을 벌였다는 것이 알려져 사임한 이후 보수 지불을 처리해줬다.

보고된 문건 분석 결과 도이치방크가 1조 3000억 달러, JP모건이 5140억 달러로 불법 자금 거래 규모가 가장 많았다.

JP모건은 성명을 통해 “법 집행 기관이 금융범죄를 척결할 수 있도록 의심스러운 활동을 정부에 보고한다”면서 “정부와 법 집행 기관이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및 기타 금융 범죄에 대처하는 방법을 현대사회에 맞춰 개선하는 등 우리는 자금 세탁 방지 개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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