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49% 상승률에…국토부 "고가 아파트 거래로 과대 계상"
현 정부 들어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집값 상승률을 두고 민간업체의 과장된 시세라고 부인한 국토교통부가 공식 승인통계마저 반박하고 나섰다. 가장 낮게 오른 수치만을 제시하기 위해 상황별로 통계를 선택하면서 시장의 혼선을 가중시키는 모순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거세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93.843에서 가장 최신 수치인 올해 6월 기준 139.631로 48.8% 치솟았다.
기존 10억 원짜리 아파트가 현재 15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거래가지수는 감정원이 정확한 시장 동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 신고된 아파트 거래 사례들로 만드는 통계다.
이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은 ㎡당 788만 원에서 1116만 원으로 41.6%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위치하는 중위가격도 684만 원에서 981만 원으로 43.4% 뛰었다.
이처럼 3년 만에 40%가 넘어간 집값 상승률은 정부가 공식 승인한 감정원 통계 수치들로 일관되게 확인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주택가격동향조사 매매가격지수를 근거로 초지일관 10%대 상승률을 고수하고 있다.
이 지수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집을 포함한 모든 주택을 모집단으로 표본을 설계하고 있다. 실거래가와 공인중개업소 호가(부르는 가격)를 토대로 거래가 가능한 가격을 추정해 만든다.
여기서 사람들은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그동안 정부는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시세를 반박하면서 “KB국민은행은 호가 중심이고 감정원은 실거래가 중심”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감정원 실거래가지수로도 높은 상승률이 확인되자 호가를 반영해 가장 낮은 수치가 나온 매매가격지수를 앞세워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40% 넘게 올랐다는 지적이 커지자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주택가격동향지수는 전체 주택시장 상황 진단에 유용한 지표지만, 실거래가격지수는 시장 상황을 과잉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실거래는 △가격상승률이 높은 신축 아파트와 건축연령 25년 초과하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비중이 높고 △최근 고가 아파트 거래비중이 늘어나 집값 상승률이 과대 계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한 탓에 실거래가가 높아졌는데 호가를 반영한 가장 낮은 추정치로 혼자만 아니라는 국토부. 그런다고 실제 올라간 집값이 낮아지지는 않는다. 반시장적인 조세와 규제의 광풍에 더 단단히 치솟은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제 50% 너머를 넘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