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텐센트 제재 사흘 앞으로...‘나비효과’에 글로벌 시장 촉각

입력 2020-09-17 22:24수정 2020-09-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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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16일 연준 호재에도 텐센트 제재 여파 우려에 약세
트럼프 정부 “위챗 금지, 사용자에게는 영향 미치지 않아”
그러나 개인에서 기업까지 파장...“애플, 앱스토어서 위챗 다운로드 안되면 매출 30% 증발”

▲텐센트 최근 1개월간 주가 추이. 16일(현지시간) 종가 534.50홍콩달러. 출처 마켓워치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에 이어 텐센트홀딩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나비효과’가 미칠 파장에 다양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IT 거물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 사용이 차단되는 데 따른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0.13% 올랐지만, S&P500지수는 0.46%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5% 내려 상대적으로 다른 지수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애플(-2.95%)과 테슬라(-1.78%), 아마존닷컴(-2.47%) 등 나스닥 대장주들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최소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명한 시그널을 주는 등 호재가 있었는데도 증시가 맥을 못 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위챗 금지령’ 발효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이 부담을 느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위챗과 틱톡 등 중국의 인기 있는 앱을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이들 앱의 모회사인 텐센트와 바이트댄스가 미국 기업, 시민과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 공산당이 위챗을 통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나 비밀정보에 접근할 우려가 있고, 또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시민을 감시한다는 명분이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들은 ‘위챗’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는 데 충격을 받고 있다. 위챗은 전 세계 이용자가 약 12억 명으로 중국 인구 수와 맞먹는다. 20개 언어로 200개 이상의 나라에서 사용된다. 더 나아가 위챗 플랫폼은 중국인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프라다. 중국에서는 현금보다는 신용카드 혹은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걸 선호하는 데다 송금 기능, 전화 통화와 소셜미디어 기능, 게임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중국 본토의 가족, 지인과 위챗을 통해 연락하던 미국 내 중국인 수백만 명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미국에는 전체 인구의 1.3% 인 439만5912명의 중국계 주민이 있으며, 이들에게 위챗은 주요 교류 플랫폼 중 하나다.

비영리단체 ‘US위챗사용자연맹’ 등은 “트럼프 정부의 조치가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로운 행사, 기타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업무나 개인적인 용도로 위챗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플 최근 1개월간 주가 추이. 16일(현지시간) 종가 112.13달러. 출처 마켓워치
그러나 기업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기업과 관련한 제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미국 애플이다. 저명한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TFI증권의 궈밍치는 “중국에서 아이폰에 위챗 앱을 설치하지 못하게 되면 애플 전체 매출의 30%가 증발할 수 있다”며 “중국은 아이폰 매출의 30%,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에어팟과 아이패드, 애플워치와 맥컴퓨터 등 다른 기기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애플에 부품 등을 납품하던 글로벌 공급망까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서의 위챗 금지령을 미국에 국한할지 또는 해외에서도 적용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다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에 반발해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텐센트의 경우, 세계적인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와 ‘리그오브레전드’를 만든 라이엇게임즈, 우버테크놀로지, 스냅 등 미국 유명 기업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텐센트가 이들 기업에서의 투자를 회수해 보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대미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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