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체제 4년 차, SK이노베이션 “아직 여유 있지만”…4년새 부채비율 두 배로 껑충

입력 2020-09-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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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연결기준 주요 지표 추이.
김준 대표 체제 4년 차인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속에 3위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함에 따라 재무 안정성 훼손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자본총계 감소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신인도를 기반으로 한 재무 융통성이 안정성을 보완하고 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김준 사장 체제 2기를 시작했다. 2017년 1월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에 올라 3년의 임기를 마친 김 사장은 2023년 3월까지 3년간 SK이노베이션을 이끈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체제 1기 동안 ‘업사이클(상승기)’로 안정적인 매출과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냈고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단계에 있다. 흑자를 내기보다 투자와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에 약 3조 원이 투입됐고 헝가리의 1, 2공장엔 1조8000억 원가량 투입될 에정이다. 또 1조 원 넘게 투자해 중국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 수주한 금액도 60조 원을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은 2016~2016년만 해도 영업현금 창출과 보수적 자본 지출 기조에 재무부담을 크게 낮췄다. 하지만 2017년부터 배터리 사업 중심의 신규 투자가 확대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이외에도 다우케미컬의 EAA(에틸렌아크릴산) 및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사업 인수 4700억 원, SK네트웍스의 유류도매사업 인수 2900억 원, 2018년 셰일 개발업체인 롱펠로 지분 인수 3100억 원 등의 투자를 비롯해 거액의 배당과 자사주 취득 등으로 자금 소요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48.0%까지 올라간 상태다. 2016년 말 78.0%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를 금액으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은 2016년 말 9013억 원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9조9682억 원으로 11배가량 대폭 증가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광구 매각 결, 종속회사인 SK루브리컨츠 일부 지분 매각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IPO) 등을 통한 현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인영 연구원은 “내년에도 2.5조~3조 원 정도 투자가 지속해 중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주친화 정책 관련 자금 소요도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경 페루 광구 지분 매각대금 유입 등에도 중기적으로 부족 자금을 외부차입 조달에 의존하는 현금흐름을 나타나는 등 중기적으로 부족자금 발생이 지속해 추가적인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 홍석준 연구원은 “당분간은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자금지출이 발생할 수 있어 향후 영업현금 창출 수준과 더불어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적정 투자재원 확보 여부, 신규 사업의 진행 상황과 투자성과, 투자 및 배당정책 등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보유 유동성, 추가 차입 여력 등에 기반을 둔 재무융통성도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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