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설렘 느껴보아요~” 글로벌 항공업계, ‘아무데도 가지 않는 항공편’ 도입 움직임

입력 2020-09-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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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시간 비행하다 같은 공항 착륙…감염률 낮고 여행 기회 적은 지역서 번성할듯

▲싱가포르항공의 B777기가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세워져 있다. 싱가포르/EPA연합뉴스
글로벌 항공사들 사이에서 이른바 ‘아무 데도 가지 않는 항공편(flights to nowhere)’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를 인용해 싱가포르항공이 ‘아무데도 가지 않는 비행편’이라는 새로운 노선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수 시간 동안 하늘을 날다 같은 공항에 착륙하는 이 항공편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이륙해 몇 시간 동안 인근 하늘을 둘러본 뒤 다시 창이공항으로 되돌아와 착륙하는 방식이다. 다만 싱가포르 항공은 비행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이러한 계획 중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국내선을 운항하지 않아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별다른 목적지 없이 비행만 하는 이러한 상품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항공사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한편, 하늘 길이 막힌 상황에서 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잠시라도 해외 여행 느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러한 아이디어가 전 세계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일본과 대만의 항공사는 이미 유사한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투입되는 여객기를 투입해 90분 동안 일본 열도를 비행한 뒤 같은 공항에 착륙하는 상품을 선보였으며, 대만에서도 지난달 헬로키티 제트기를 활용한 관광 비행 상품이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에어부산이 최근 항공관광학과 학생 80여 명을 대상으로 유사한 상품 체험 행사를 마련한 바 있다.

비행의 설렘을 느끼기 위한 비행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닐지는 몰라도, 코로나19 감염률이 낮고 여행의 기회가 제한된 곳에서는 이러한 목적지 없는 비행이 번성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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