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협상 삐걱...유럽 자동차업계 “SOS, 이중 재앙에 치여 죽겠다” 공동 성명

입력 2020-09-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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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국 23개 협회, FTA 타결 촉구…“노 딜 브렉시트 시 154조원 손실”

▲리시 수낙(오른쪽) 영국 재무장관이 7월 9일(현지시간) 우스터에 있는 보쉬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우스터/AP뉴시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를 앞두고 최근 양측이 다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유럽과 영국 자동차협회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하게 촉구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와 유럽자동차부품공업협회, 영국자동차산업협회(SMMT), 독일자동차제조업협회 등 유럽과 영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23개 협회가 공동성명에서 FTA 협상 결렬 등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일어나면 2025년까지 약 1100억 유로(약 154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1월 말 공식적으로 EU에서 탈퇴했지만, 현재 EU와의 FTA 등 미래관계 합의를 이해 연말까지 전환(이행)기간을 둔 상태다.

만일 FTA를 체결하지 못하고 12월 31일 전환기간이 종료되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이 적용돼 승용차에 10%, 상용차에 최대 22%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ACEA 등 협회는 성명에서 “관세가 자동차회사 대부분의 순이익률보다 훨씬 높다”며 “업체는 이런 비용을 거의 확실하게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차량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용차와 밴만으로도 향후 5년간 EU와 영국에서 생산이 300만 대 이상 줄어들 수 있다”며 “유럽 자동차업계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산량이 360만 대, 금액상으로는 1000억 유로 감소했다”고 경종을 울렸다.

업계에 따르면 관세가 현재의 ‘제로(0)’%에서 10%로 높아지면 금액 기준 생산규모가 영국에서 5년간 528억 유로, EU는 577억 유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해외 기업과의 경쟁이 격화할 우려가 있다.

ACEA의 에릭-마크 후이테마 사무총장은 “자동차업계가 직면한 위험이 크다”며 “코로나19 사태와 노 딜 브렉시트 충격이 결합해 이미 고전하는 업계에 2중고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성명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 전에 연간 1850만 대 차량을 생산하고 1460만 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이는 역내 고용인원 1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것이었다”며 “만일 FTA가 없으면 고용시장에의 악영향도 불가피하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미 해외 자동차업체의 영국 엑소더스(대탈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혼다는 영국 완성차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독일 BMW도 관세율에 따라서 영국 완성차와 엔진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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