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車 트렌드 D·D·D에서 S·S·S로

입력 2020-09-14 16:00수정 2020-09-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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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독일 디젤차 인기 시들…스마트한 소형 SUV 치열하게 경쟁 中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중형세단 쏘나타는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윗급 그랜저에게 내줬다. 최근에는 소형 SUV 인기가 확산하면서 모두 10가지 모델이 내수에서 경쟁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는 다양한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구입 또는 보유 단계의 세금제도에 따라 신차 판매가 달라진다. 여기에 국제유가, 자동차 관련 규제,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도 변수다.

이처럼 다양한 요건의 변화에 따라 잘 팔리는 차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비인기 차종이 주류 차종으로 급부상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 인기 차는 7인승 LPG 미니밴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넘어서면서 LPG 차를 찾는 이들이 많았고, 승합차(당시 기준 7인승 이상) 혜택을 누리며 값싼 세제도 인기를 부추겼다.

▲2010년대 들어 BMW 520d는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러의 단골 손님이었다. 디젤과 독일차, 다운사이징이라는 트렌드를 모두 갖춘 덕이었다. (출처=BMW AG)

◇2010년대 들어 독일 디젤차 큰 인기 누려==2010년대 들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D·D·D였다.

독일차(Deutschland)와 디젤(Diesel), 여기에 배기량을 낮춘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커다란 흐름이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고유가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는 연비 좋고 잘 달리는 디젤차가 큰 인기를 누렸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환경정책에 힘입어 친환경 디젤 엔진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디젤차 인기를 부추겼다. 요즘 전기차가 누리는 다양한 혜택을 그 당시 디젤차가 누렸다.

지금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위상이 추락했지만, 당시는 디젤차 앞에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마음껏 덧댈 수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 디젤차 인기는 승용차까지 영토를 넓혔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속속 세단 제품군에 친환경 디젤 엔진을 얹어가며 디젤 엔진의 당위성을 키웠다.

이 무렵 독일 고급차마저 속속 디젤 엔진을 앞세워 시장을 넓혔다.

독일 BMW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속속 디젤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디젤차 배기가스 기준(유로4 또는 유로6 등)을 유럽에서 들여오다 보니 유럽 디젤차의 한국진출도 어렵지 않았다.

이 무렵 엔진 기술도 발달하면서 이른바 다운사이징이 본격화됐다. 한때 준중형차(1500~1600㏄)와 중형차(2000㏄급) 대형차(3000㏄)에 공식처럼 여겨졌던 배기량은 점차 틀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중형세단 쏘나타에 1600㏄가 등장하고 준대형차 그랜저가 아랫급 쏘나타의 엔진을 얹기 시작했다.

심지어 독일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4기통 소형 엔진을 얹기도 했다. 배기량을 낮춰도 힘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기술이 발달한 덕이다.

다운사이징(Downsizing) 디젤(Diesel) 엔진을 얹은 독일차(Deutschland)를 대표하는 모델이 BMW 520d였다.

▲B세그먼트 소형 SUV가 인기를 끌면서 차종 다양화도 시작했다. 기아차는 이 시장에서 셀토스와 니로, 스토닉까지 3종을 앞세워 경쟁 중이다. 사진은 2021년형 셀토스 그래비티. (사진제공=기아차)

◇스마트 기능 가득 담은 소형 SUV가 주류= D·D·D로 점철됐던 우리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는 한 세대, 예컨대 5~7년 주기로 신차로 교체되는 하나의 라이프 사이클이 채 지나기 전에 전혀 다른 방향성으로 이동했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2018년 BMW 디젤의 잇따른 화재사건 이후 소비자들은 미련 없이 디젤을 등지기 시작했다.

디젤 못잖게 연비가 좋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디젤 오너에게 대안을 던져주기도 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결국, 국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D·D·D에서 S·S·S, 예컨대 △SUV와 △소형(Small) △스마트(Smart)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레저와 여가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니치 마켓에 머물러 있던 SUV가 차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2018년 말을 기점으로 국내 SUV 판매가 세단을 앞질렀고, 판매 차종도 더 많아졌다.

현대차(제네시스 제외)의 플래그십은 더는 그랜저가 아닌, 대형 SUV 팰리세이드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배기량(가솔린 기준)과 차 가격, 편의 장비와 다양한 옵션 등을 고려할 때 그랜저보다 팰리세이드가 윗급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SUV가 확산하면서 시장은 대형과 소형 SUV로 양분되기 시작했다. 특히 국산 대형 SUV는 3가지에 머물러 있지만, 판매 중인 소형 SUV는 10가지나 된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소형 SUV도 윗급과 아랫급으로 양분= 자동차 시장은 배기량과 가격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경차가 A세그먼트라면 소형 SUV는 B세그먼트다.

B세그먼트 SUV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던 현대차 엑센트가 단종되기도 했다.

소형 SUV 인기가 치솟기 시작하면서 이제 시장이 더욱 세분되는 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소형 SUV는 모두 4종이었다. 이들의 연간 판매도 8만2308대 수준이었다.

불과 5년 만인 올해, 소형 SUV는 모두 10가지로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연간 판매량도 17만8710대에 달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 B세그먼트로 분류됐던 소형 SUV도 세분돼 B-와 B+ 등급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같은 소형 SUV라도 윗급과 아랫급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코나와 베뉴, 기아차는 셀토스와 니로, 스토닉으로 이 등급을 다양화했다.

나아가 쉐보레 역시 소형 SUV를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로 양분했고, 르노삼성도 △XM3와 △QM3를 앞세워 소형 SUV 시장의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장이 치열해지다 보니 다양한 첨단 전자장비를 가득 담고 등장하는 것. 친환경 순수전기차는 물론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등을 갖추며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마저 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SUV와 소형, 스마트에 점철되면서 당분간 이런 소형 SUV 시장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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