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셋으로 쪼갠 이해욱, 다음 수순은 지배력 강화…방법은?

입력 2020-09-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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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분할 전후 지배구조도 변화. (자료제공=신영증권)
대림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기존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나누겠다고 밝힌 가운데 다음 수순으로 취할 행동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해욱 회장의 취약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 스왑 등의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추진해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와 건설 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로 분할한다는 내용이다.

분할 방식은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물적분할하는 디엘케미칼은 디엘이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인적분할하는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분할 비율은 디엘 44%, 디엘이앤씨 56%다.

증권업계는 대림산업이 일반적인 지주회사 전환 공식을 따라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의 물적·인적 분할 방법을 택한 이유로 기존 주주의 반발을 억제하면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가장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석유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함으로써 통제력이 강화하는 효과도 거뒀다.

전문가들은 대림산업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지배력 강화에 있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이해욱 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갖고 있는 대림산업 지분율은 23.1%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와 국민연금은 이해욱 회장 지배력의 약 2배에 달하는 총 53%의 대림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서 지난 3월 이해욱 회장이 대림산업 사내이사를 사퇴한다고 밝혔을 때도 표면적으로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취약한 지분 구조의 한계가 사내이사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림산업 분할 전후 지배구조도 변화. (자료제공=신영증권)

통상 과거 재계 사례를 보더라도 지주회사 전환의 가장 큰 목적은 지배력 강화에 있다. HDC와 현대중공업, 효성그룹 등의 지주회사 전환 전후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추이를 보면 HDC는 18.8→38.0%, 현대중공업은 21.3→33.3%, 효성은 37.5→55.1%로 늘었다.

아울러 이번 분할에 이은 후속 작업으로 현물출자와 지분 스와프를 통한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림산업 역시 “주식매입, 공개매수 또는 현물출자 등의 방안을 통해 건설(인적분할)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디엘이 디엘이앤씨 주주들로부터 디엘이앤씨 발행 주식의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디엘 신주를 발행,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 실시 등이 예상된다.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충을 위해 들고 있는 디엘이엔씨 지분을 디엘 주식과 현물출자 방식의 스왑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디엘 지주회사 역시 상장 자회사인 디엘이엔씨에 대한 지분율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림그룹은 오는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재편,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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