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략 물자 비축에 속도…미중 대립·코로나19 장기화 등 의식

입력 2020-09-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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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량 10% 이상 확대 등…물자 부족에 따른 정권 비판 방지 목적인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의 한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0 중국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에서 영상을 통해 개막식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는 전략 물자 비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전했다.

원유 수입량을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하는가 하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 코발트도 늘리는 분위기다. 곡물 재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기후 변화 등의 불확실성 속에서 물자 부족이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7월 원유 유조선 ‘스트림(STREAM)’과 ‘스노우(SNOW)’가 잇따라 이란에서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에 도착했다. 중국 최대 국영석유화학기업인 중국석유화공(시노펙·SINPEC)의 전용 시설에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이란에서 출발한 유조선 여러 척이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란산뿐만이 아니다. 중국 세관총서에 따르면 2020년 1~7월 원유 수입량은 약 3억20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3400만t 이상 웃돌았다.

중국은 자원을 수입하는 데 있어 장기계약뿐만 아니라 시세 동향에 따라 스팟(일회성) 거래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올해 봄 유가가 대폭 하락한 것을 계기로 비축량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국가 비축은 기밀정보로, 공식적인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국영 컨설팅 업체인 베이징안타이커정보가 정부에 코발트 비축량을 2000t 늘릴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타이커는 권고한 사실을 인정한 데다 “당국이 언제 비축량을 늘릴지 모른다”고 했다. 안타이커의 움직임은 비공식적 안내방송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중국 정부는 2015~2016년에도 각각 2000t이 넘는 규모의 코발트를 매입한 바 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원료 중 하나로, 전기차 보급에 힘을 쏟는 중국에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들어서는 코발트의 최대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출하가 부진해지면서 중국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올해 후반에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지도부는 식량 안보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1일 시행한 화학비료의 비축 관리에 대한 법령에서는 칼륨의 민간 비축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안이 포함됐다. 질소나 인에 비해 자국내 자원이 부족한 칼륨의 비축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곡물 재고의 경우에는 콩을 제외하면 모두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시진핑 지도부는 ‘검약령’ 등을 통해 곡물 재고를 경계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향후 매입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게 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식량뿐만 아니라 달러로 결제되는 에너지 자원의 조달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닛케이는 중국 내 대규모 수해 가능성, 해외 코로나19 추이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콩 수입 등을 미국과의 교섭 재료로 삼으면서 국가 비축을 늘리는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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