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둔 서울 아파트 시장 ‘혼란’…전세 급감·매매 ‘찔끔’ 증가

입력 2020-09-06 14:18수정 2020-09-0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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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 앞두고 전세 ‘실종’, 매매는 증가세 전환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이달 들어 소폭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전세 물건은 여전히 찾기 어렵다. 임대차 3법 통과 이후부터 계속된 전세 실종이 연말까지 계속되면 가을 전세대란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9510가구 헬리오시티, 전세는 단 58건…한 달 새 보증금 ‘억 단위’↑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 7월 임대차 3법 통과를 기점으로 자취를 감췄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세 물건은 총 58건이다. 헬리오시티는 총 가구수가 951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지난달 20일 전세 물건 591건과 비교하면 약 89% 감소한 수치다.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전세 물건 감소세는 뚜렷하다. 양천구에 있는 2550가구 규모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는 이날 기준으로 전세 물건은 단 4건이다. 1592가구 규모 광진구 현대프라임 아파트 역시 전세 물건은 4건에 불과했다. 정부가 지난달 21일부터 부동산 허위매물 단속에 나서면서 중복매물이 대거 내려간 것을 고려해도 전세 물건 급감세가 가파르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4030건으로 지난달 31일 1만4733건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서울 전체 전세 물건은 3만5247건으로 이날보다 약 58%(2만514건) 더 많았다.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자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은 지난달 보증금 9억~9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날 기준 호가는 11억5000만~12억 원에 형성돼 있다. 헬리오시티 인근 H 공인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임차인들이 안 나가고 2년 더 살려 하면서 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전용 66㎡형(2층)은 지난달 보증금 5억3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날 기준으로 같은 층 호가는 7000만 원 오른 6억 원이다. 광진구 현대프라임 전용 84㎡형 역시 지난달 보증금 6억8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기준으로 약 7000만 원 오른 7억5000만 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가을 이사철 앞두고 매매 물건 소폭↑

전세 물건은 여전히 품귀현상이 계속되지만, 매매 물건은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이날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4만2879건으로 지난달 30일 4만1852건보다 2.4%(1027건) 증가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도봉구(8.5%)와 구로구(6.5%), 양천구(6.5%), 송파구(6.0%), 노원구(5.4%), 금천구(5.3%)가 상승했다. 반면, 성동구(-2.7%)와 광진구(-1.3%), 강동구(-1.0%), 강남구(-0.1%)는 감소했다.

매매 물건 증가와 함께 매매 가격 급등세도 둔화됐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말 0.11% 상승한 이후 0.01%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매매거래와 전월세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거래가 줄고 시장에 물건이 많이 쏟아진다면 앞으로 하락 전환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시장은 거래가 줄어들고 물건은 더 부족한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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